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야감 Apr 03. 2024

관절재해

24문장

작년 중순부터 면역치료를 시작하였다. 무엇을 위한 것이냐? 나의 평생 고질병 비염과 아토피를 위해서다. 지역에 이름난 내과를 추천받아 비염치료를 위해 시작한 것이지만 결국 면역반응이라는 궤를 아토피도 같이 하고 있으니, 일타이피인 셈이다. 무조건 감사하고 행복한 내 삶에 그 질병들은 내 인생의 몇 가지 흠이 분명하다. 삶 전반의 질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비염으로 작년에 특히 눈이 불편해지기 시작하여 도저히 치료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6개월 정도가 넘어가며 드디어 효과가 체감되기 시작했다. 5년은 해야 하는 치료인데 만 1년도 안되어 이 정도 효과면 매우 만족스럽다. 내 삶의 질이 몇 배는 올라갈 것이다.


작년부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웨이트 운동 위주로 말이다. 오래전부터 간헐적으로, 들쑥날쑥한 강도로 해오고 있던 웨이트였지만 우연히 같은 교무실 선생님의 운동강도를 보고 너무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그래서 위의 치료와 비슷한 시기부터 열심히 운동에 임했다. 조금씩 바뀌어 가는 몸과 수행능력향상은 운동을 해야 하는 또 다른 동기가 되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학년 교무실에서 1박 2일 워크숍을 떠난 날, 굳이 30분 정도 뜨는 시간에 운동을 하겠다고 호텔 헬스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궤적으로 숄더프레스를 하던 중 오른쪽 어깨에 충돌 증후군이 생기고 말았다. 그리고 며칠뒤 계단에서 미끄러지면서 바닥을 짚던 오른쪽 손가락 하나가 접질려지며 뼈에 금이 가고 말았다.


이 두 가지 콤보로 도저히 상체운동은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하체운동이나 러닝은 할 수 있지만 무언가 반쪽짜리 운동인 것 같은 기분에 도무지 운동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곧 낫겠지라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으나 병원을 다녀오고 3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큰 차도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며칠 전에 회전하며 내려가는 계단에서 왼쪽 무릎에 처음 느껴보는 통증이 찾아왔다. 발바닥 쪽 마찰이 생각보다 강했는지 무릎이 과도하게 틀어진 탓 같았고 이게 말로만 듣는 십자인대 부상인가 싶었다. 인대가 끊어지는 '뚝' 소리가 나지 않을걸 보니 심각한 부상은 아닌듯하다. 며칠 지나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나 약간의 걸쩍지근함은 남아있다.


살을 취하고 뼈를 내줘야 하는 올해인 것인가, 빨리 편히 운동할 수 있는 몸을 되찾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갑작스러운 행복 감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