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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야감 Apr 19. 2024

하늘이 낸 인연(나는솔로19기)

25문장

화제의 프로 나는솔로. 우연히 5기를 시청하고 빠져들어 그 이전기수를 섭렵하고, 그 이후 방송하나 놓치지 않고 시청하다 어느 순간 피로감을 느껴 시청을 중단했다. 그러던 중 화제의 16기는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고, 몇 기수 건너뛰어 모태솔로특집 19기를 시청하게 되었다.


연애라는 것은 종합예술이다. 그래서 타고나게 잘하는 사람을 이기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동시에 모든 것이 그렇듯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다.


요즘세상엔 이 연애의 난이도가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처럼 어마어마하게 높아졌다. 이 난이도는 남자, 여자 각자의 입장에서 매우 다른 결로 상승하였다. 대개 결혼까지 연장선으로 보는 이 연애는 그 현실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그 저변에 있는 사랑이라는 매우 몽글몽글한 속성 때문에 숫자적인 계산을 덜하고, 낭만에 푹 적셔진 마음으로, 이성적으로 따져야 할 수차례의 단계를 건너뛰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그 넘어갔을 법한 절차 하나하나를 살뜰히 끄집어 내려 깔끔하게 답을 내리지 않으면 더 이상 전개되지 않는 상황이다. 심지어 이것은 그 과정에 영향을 주는 개인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이 버무려져있기에 그 끈적임이 상당하다.



그렇기에 요즘에 이어지는 인연은 그 어느 때보다 귀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상황임에도 이어지고 마는 남자, 여자의 소중하고 귀한 사랑 그 자체. 그 한 모습을 이번 나는솔로 19기에서 볼 수 있었다.


상철과 옥순은 처음에 서로를 물망에 올려두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서로를 알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터진 캐미는 도저히 멈출 줄 몰랐다. 캠프장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꽃핀 호감이 한밤중 텐트 안 옆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만개하는 모습은 실로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사실 그런 모습은 대학MT에서, 동호회모임 등에서 자주 목격되지만 모태솔로인, 연애 후 결혼까지 이어지면 딱 맞는 에누리 없는 나이와 나이차의, 적절한 취향과 외모 궁합에, 같은 사투리 말씨를 쓰는 두 남녀가 전 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지금 이 현실의 한국에서 그러했다는 것은 그저 하늘이 낸 인연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여성은 언제나 다가오는 남성을 의심한다. 그리고 자신의 평판을 걱정한다. 진화심리는 그런 성향을 여성의 DNA에 박아두었다. 옥순은 그러한 여성의 모습을 참 밉지 않고 담백하게 잘 보여주었다.


반면 남성은 그러한 여성의 심리를 속이거나 해소해주려고 한다. 상철은 소위 모든 걸 갖춘 육각남이 아닌 이상 남성이 어떻게 여성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어떤 한 측면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모태솔로 치고 잘한다가 아니라 연애를 배울 남성들이 교보재로 삼을 만큼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이어진 두 남녀의 모습은 참..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진심으로 두사람을 축하하고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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