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미녀 유부녀의 회고록 2화

그녀의 남자들

by 전야감

"누나 어릴 때 사진 있어?"

"예전 사진? 참 싸이월드 최근에 복구됐던데"


"맞아. 근데 완전히 복구된 게 아니라 사진이 작은 것도 있고 제대로 복구 안된 것도 있고 그러더라"

"거기에 좀 있는데, 음.. 다 보여주기는 그렇고 잠깐만.. 뭘 보여주지..."


"가까이 좀 보여줘 바. 사진 꽤 많네. 다 보고 싶은데"

"뭘 다 봐. 음.. 이거?"


"어..? 이거 누나라고..?"

"왜? 너무 달라?"


"지금 모습이 전혀 안 보이는데. 다른 사진도 보여줘 봐"

"여기"


"??"

"왜?"


"아니.. 진짜 너무 다른데. 예쁘긴 진짜 예쁜데 지금 얼굴이랑 너무 다른 거 같아"

"나이가 드니까 그런가 봐. 피부나 그런 게 조금씩 탄력이 없어지니까"


"누나 얼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개념을 새로 바꿔야겠다. 이 얼굴을 기반으로 해서 지금 얼굴을 새로 구성해서 이해해야겠네"

"뭐, 그러든지"


"누나는 이때 나이로 돌아가면 다시 이대로 결혼을 한다,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 결혼하지 않는다 중에 뭘 선택할 거 같아?"

"결혼하지 않는다"


"그래? 왜?"

"나는 결혼하고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어. 하나하나 이야기하려면 진짜 엄청 긴대, 힘든 일 있어도 그냥 순응하는 성격이라 지금까지 버텨오긴 했지만 주변 사람들도 다들 왜 그러고 사냐고 그러고. 결혼 안 하고 지금 나이가 됐으면 적당히 만족하면서 잘 살 거 같은데"


"지금이 결혼을 한 상태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또 결혼 안 한 상태로 지금 나이가 됐으면 다르지 않았을까?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아무튼 그래"


"그럼 예전에 만난 남자 중에 조금 아쉽다, 이 남자랑 결혼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는 사람은 있어?"

"음.. 있지"


"그래? 누구?"

"대학 다닐 때 시간 강사. 일본인이었어"


"사귀었던 거야?"

"응, 종강하고 몇 번 만나다가 사귀었지. 그 사람 지금 일본에서 교수하고 있어"


"어떤 점 때문에 그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하는데?"

"정말 무난하고 한결같은 사람이었거든. 조용히 연구하는 거 좋아하는. 종강하고 나한테 편지를 10장을 써서 주는 거야. 뭐래더라. 내가 그 사람 첫 수업 때 늦어가지고 수업 도중에 들어갔거든. 근데 그 사람이 그때 내 뒤로 후광이 비치고 주변에 아무것도 안 보였다던데"


"아.. 그렇구나. 편지를 10장? 일본어로?"

"아니, 한국어로. 한국에도 오래 살아서 한국말 잘했어. 그리고 내가 또 공부를 워낙 잘했어야지. 대학교 때 수업마다 대부분 A+에 졸업도 수석이었어. 생각해 보면 그때는 참 자존감이 하늘을 찔렀었네. 내가 뭐가 부족해서? 이런 생각으로 살았던 거 같아"


"그분은 그래서 누나를 더 잊을 수 없었겠네. 그래서 얼마나 만난 건데?"

"한 2년 정도? 내가 졸업하고 첫 취직하기 전까지 만났어"


"근데 왜 헤어졌어?"

"재미없어서. 그때는 어려서 몰랐지. 그냥 너무 따분하다고 생각했어. 그 사람이 그랬거든. 따로 즐기는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항상 책 읽고 공부하고 그런 사람이었어. 난 또 어린 마음에 남자가 뭔가 좀 더 박력 있고 그래야 된다고 생각했거든"


"그러면 그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재미없어서 다른 면에서 그 결혼이 아쉽지 않았을까? 지금 상황에서 보니까 그 사람이 아쉬운 거고"

"그러려나. 그래도 지금보다는 나을 거 같아"


"또 다른 사람도 있나? 결혼했으면 좋았을 사람?"

"응. 대학 때 만난 남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