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그리고 5살 차이

프로필을 작성하고 매칭을 시작하다

by 전야감

튤립 앱의 매칭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가입을 하면 기본 신상으로 닉네임, 생년월일, 성별, 학력, 직업, 키, 키워드 정도를 적는다. 그리고 얼굴이 보이는 사진을 하나 게시하는데 이는 최종적으로 두 사람이 연결되었을 때 공개되지만 작은 섬네일 정도로만 보이기에 정확한 외모 판별은 어렵다.(확인해보니 요즘에는 여러장의 사진을 게시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다음 주관식 문항으로 내 소개를 적는데 크게 3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첫 번째 꿈, 목표, 하는 일.

두 번째 취향

세 번째 연애관


내가 그 당시에 적은 나의 소개는 이러했다.


1. 꿈, 목표, 하는 일

현재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고 교사로서 50%, 앞으로 다가올 삶에 준비되는 나로서 50%를 생각하고 있어요. 20~30대는 특히 많은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변하는 세상에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 건강해야 뭐든 누리고 즐길 수 있어요. 규칙적인 운동! 죽을 때까지 할 계획이에요.


2. 취향

요즘엔 규칙적인 운동이 삶의 가장 큰 원동력이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인간관계와 내 삶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독서와 자기성찰을 통해서 요즘 부쩍 내적으로 성숙하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또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내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는 것에도 관심이 많아요.


3. 연애

저는 스스로를 내향성 외향성이 정확히 반반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대방도 이런 면에서 비슷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내적인 코드가 맞아 유머면 유머, 심오한 얘기도 통하는 그런 사이. 잔잔하고 밝은 분위기의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려고 더욱 노력하고 있구요. 여행 같이 가는 거 정말 좋아합니다. 가보려고 벼르고 있는 곳은 군위. 아시는 분이 좋다고 추천해 주셔서 한번 가보고 싶네요 ㅎ


지금 쓰라고 하면 일부 항목이 추가될 것 같지만 너무 길지 않으면서 나를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이 항목을 완성하면 관계, 가족, 커리어, 스타일 크게 4가지 항목에 대한 객관식 질문에 답변을 한다. 생각보다 항목이 많고 구체적이기에 mbti 검사를 한다는 느낌으로 꽤나 신중하게 답하게 된다. 아니 그래야 한다. 짝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여기까지 과정에서 이미 진정성이 부족하거나 성미 급한 사람들은 꽤나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프로필을 완성하면 매칭 큐를 돌리게 되는데 이는 일정 시간마다 주어지는 횟수를 활용한다. 이 횟수를 늘리려면 과금을 해도 되지만 적당히 자기 일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무료 제공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객관식 가치관 질문 중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필터링하여 매칭을 돌릴수 있다


매칭 방식은 이러하다. 먼저 2개의 카드가 주어지고 프로필 중 일부만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한 장을 선택한다. 열어본 카드에서는 조금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으며 마음에 들면 하트를 보낸다. 동일한 상대방이 나에게 하트를 보내면 작은 사진과 함께 나머지 프로필이 공개되며 거기서도 서로 대화하겠다는 동의가 이루어지면 마침내 채팅창이 열리는 방식이다.


직장, 지역, 키 등과 같은 기본적인 조건을 고려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앱들에 비해 외적인 조건인 사진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저들에게 색다른 느낌과 진중함을 가져다주는 방식이었다. 실제 만남 후에는 결국 각자의 역량에 달린 것이지만 가치관에 방점이 있다는 것이 온라인상에서 만난 상대라도 더욱 진정성을 갖추게 했다고 생각한다.


1월 5일 새벽에 뜬 매칭 알림에서 본 상대방의 프로필에서 가장 눈이 간 것은 2가지였다.


높은 학력과 나보다 5살 많은 나이. 나의 호기심에 불이 당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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