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누구에게든 흥미를 한껏 돋우는 소재, 연애와 결혼. 이는 우리 삶과 너무나 밀접하기에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모두가 잘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를 잘하려면
첫째,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해야 하며
둘째, 나의 내면 바닥까지 휘저어 나를 이해해야 하며
셋째, 이 두 가지를 기반으로 나는 이 세상에 어떤 부름을 받은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 과정 어디에선가 오류가 발생하여 연애와 결혼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양성과 도전이라는 가치를 사랑한다. 이는 나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라고 여긴다. 그냥 어려운말 다 갖다 치우고 저 가치들을 이해해야만 이 세상을 지루함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함께 인생을 설계하는데 있어 이에 부합할만한 배우자를 찾고 싶었다.
매칭된 상대방의 프로필에서는 책, 여행, 운동, 이야기, 감사 등의 키워드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정도 학력에 저러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다.
1월 5일 새벽 우리는 이러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 대화를 찾기 위해 오랜만에 다시 튤립을 설치했다. 대화 시작이 상대방이다.)
고증을 위한 휴면해제^^[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엇 이게..대화가 되는거면 xx님도 대화수락을 해주신 거예요?]
[네 글쵸ㅋ 자려는데 알람떳네요ㅋ]
[하핫..처음 깔아서 이거저거 해보구 있었는데.. 먼가 상대방에게 요구청이 간거 같아서 넘 죄송해하구 있었어요.. 이새벽에 죄송합니다 ㅠㅠ]
[요청이 가야 대화가되는데 죄송할필요없죠 ㅋ 괜찮아요~ 늦게주무시나요?]
[그럼 어서 주무시구..낼 아침에 다시 대화할까요?^^;; 새해 첫날부터 잠을 방해했네요]
[지금괜찮으시면 대화좀하다 자도 돼요ㅋ]
[그렇다면... 저야 물론 괜찮습니다^^]
[네네ㅋ 새해는잘보내고계신가요 얼마안됬지만ㅎ]
[네네 나름 오랜만에 회가갔더니 일이 잘 되더라구요ㅎㅎ 조금 설레이는 것두 있구.. 뭔가 잘 시작하고 싶은마음.. ㅋㅋ 그래서 어플도 깔아봤는데 이렇게 바로 대화가 되니 신기방기]
[아 새해에 새로시작하는게 있으시군요ㅎ]
이렇게 우리의 새해 벽두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자연스럽게 카톡으로 넘어간 대화는 20분 정도 더 진행되었고 바로 다음날, 정확히는 그 당일 오후 6시 반에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잠깐의 대화였지만 고학력, 연구직하면 선입견으로 느껴질만한 딱딱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럽고 유한 분위기로 대화를 자연스레 잘 받아주어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날 나는 출근길에 비행운이라는 노래를 반복 재생으로 듣고 있었다. 예전에도 좋아했던 노래지만 그날 문득 그 노래가 생각나 계속 흥얼거리는 터였다. 저녁 약속을 향하는 퇴근길에도 계속해서 들었고 예정보다 5분 정도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하였다.
앞뒤로 뚫려있는 큰 건물의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상대방이 앞으로 올지 뒤로 올지 예상할 수 없어 연신 두리번거리며 서 있었다.
잠시 뒤에 상대방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2층으로 연결되어 있는 에스컬레이터였는데, 그녀는 품에 책 두 권을 낀 채 내려오고 있었고 오늘 만날 상대가 나인 것을 눈치챈듯하였다.
마침내 1층까지 내려온 그녀는 나에게 다가와 인사하였고 나는 그녀의 품에 있는 책 두권을 바라보았다.
그중 한 권은 놀랍게도 「비행운」이었다.
나중에 이 책을 읽고 생각보다 어두운 분위기라 놀랐던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