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50번째 글을 작성하며

by 전야감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반년정도가 지났다. 작년목표였던 브런치 작가되기를 미루고 있던 중 글을 써야하는 충동이 들어 자연스레 작가신청을 하였다. 나 스스로도 결격사유는 없다고 생각된 만큼 금방 작가 승인이 되었고 블로그보다는 진입장벽이 있는, 그래서 작가라는 타이틀을 조그맣게 달 수 있는 이곳에서 50번째 글을 적고 있다.


구독자숫자와 비슷한 속도로 게시글 개수가 늘고 있는데 구독자숫자가 압도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닌 내 글의 매력과 브랜딩에 달려있으니 원한다면 기술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자.


처음 올린 나는 5살 연상 그녀와 결혼했다의 모티프가 된 글은


브런치에서 인기글로 있었던


https://brunch.co.kr/brunchbook/dokki


https://brunch.co.kr/brunchbook/divorcewithyou


이상 2편이었다. 너무나 흡입력 있는 스토리에 순식간에 글을 끝까지 읽어버렸고 동시에 나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던 순간들이었다.



5살 연상과 결혼한 이야기.


연상연하 커플이 흔한 요즘 그렇게 특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있으나 그 안에서 내가 느낀 심적인 변화와 과정을 글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 속에 암시적으로 녹아있는 무언가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랐다. 더불어 소설을 쓰고 싶은 나의 목적에 부합하고자 회고록 같은 성격의 글이지만 감각적인 묘사가 드러나도록, 나름의 문학적 문체를 풍겨보도록, 작은 잡기술들을 부려가며 완성한 글이다.


자체적으로 정한 업로드 날짜에 맞춰 글을 미루지 않고 프롤로그 포함 17화에 글을 마무리하였고 시리즈를 완성했을 때 성취감과 더불어 묘한 기분이 들었다. 책으로 출간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분량이지만 어쨌든 한 가지 스토리를 가지고 나름 길이감 있는 글을 완성한 첫 번째 경험인 것이다. 이것이 나의 결혼이야기 1부의 완성이었다.



이어 히든싱어 도전기를 2부로 작성했다.


히든싱어를 도전하면서 와이프의 도움이 컸고 결국 결혼생활 중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나의 결혼이야기 3부작의 2부로서 쓰는 글이었다. 그러나 쓰다 보니 글의 방점은 나의 결혼생활보다는 히든싱어 자체에 가야 한다고 느껴 스토리의 무게중심을 그리 옮기게 되었다.


일반인들이 티비에 많이 출연하는 요즘, 이 역시도 특별한 경험이 아닐 수 있으나 이 긴 도전기를 방송을 처음 경험하는 일반인의 솔직한 시선에서 쓴 글은 흔치 않을 거라 생각했다. 글을 쓰기 위해 지난 나의 기억을 더듬고 수많은 카톡, 사진 자료들을 살펴가며 고증에 만전을 기했다


이 시리즈까지 완성하고 나니 나의 브런치스토리가 풍부해진 기분이 들었다. 조금은 더 작가에 다가간 것 같은 느낌. 얼마 시간이 지나 히든싱어 갤러리에서, 영탁 팬카페에서 내 글을 퍼가 일시적으로 조회수가 많이 올라 요즘 뜨는 브런치 북 6위까지 오르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나에게 모티프를 주었던 두 작품을 요즘 뜨는 브런치북에서 접한 만큼 내 글이 그곳에 오르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는데 이를 달성했을 때 인스타 스토리에 게시하고 와이프에게도 자랑하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3부작인, 현재진행형 스토리인 남편이 쓰는 난임일기를 쓰고 있는데 4화까지 작성한 상태에서 무언가 글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을 어떻게 주제 삼아 글을 쓸지 정확한 포인트를 못 찾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글은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주변사람의 행동과 심리를 관찰하기 좋아하는 나의 기질을 녹여, 그들을 묘사하거나 나의 생각을 표현하며 정해져 있지 않는 형식으로 생각과 사람들이라는 매거진을 계속 연재 중이다. 소설의 형태를, 수필의 형태를, 시나리오의 형태를 내 마음대로 따라가며 그때그때 다른 문체로 쓰는 글들이다.


나는 이곳과 블로그 두 곳에 글을 쓰고 있다. 아무래도 나의 신상이 공개되어 있는 이곳에서의 글은 보다 정제되어 있고 익명으로 쓰는 블로그의 글은 더 노골적이다. 이 두 곳을 오가며 각자에 맞는 수위에 따라 글을 써왔다. 그렇게 쌓여온 나의 끄적임이 하나하나 모여 글쓰기 근육으로 합성되는 기분이다.


주변을 쓱 둘러봐도 글 소재를 착 잡아내는 능력,

그 소재로 글을 시작하면 쌔끈한 첫 문장을 툭 뱉어내는 능력,

글의 성격에 맞게 본능적으로 글의 분량을 나누고 조절하는 능력.


그렇게 나는 작가가 되어간다고 믿는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글로써 나를 바꾸고 타인을 바꾸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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