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자주 간다. 몇 년 전에는 서울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일 년에 두어 번 남짓 다녀왔지만 결혼 이후는 처갓집이 그곳인 탓에 뻔질나게 오고 간다. 덕분에 그 친구를 만나는 횟수도 부쩍 늘어났다.
가끔 가던 그 시절부터 최근까지 서울을 오고 가며 느낀 것은 그 거대한 메트로시티 아래로 흐르고 있는 더 거대한 돈의 흐름이었다. 구렁이 같은 그 물결은 어디론가 흘러 힙한 상권을 만들고 또 어디론가 흘러 건물과 관심거리를 만들어댔다. 사람들의 주의를 부쩍 끌고 그들로 하여금 돈을 지불케 한다.
그 속에 서울의 시간과 공간은 잘게 나뉘어 모두 금액으로 환산되었다. 인간이 정신적인 압박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촘촘히 썰려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과하게 점철되어 과항진상태가 유지된다. 이동시간, 머무르는 시간, 고급자원을 누리는 시간들도 디테일하게 산입 되어 세밀하게 계급을 가른다.
서울을 다녀올 때마다 불쾌, 불안, 동기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