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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야감 Dec 27. 2023

피파온라인과 비트코인

12문장

피파온라인과 비트코인은 내가 오래도록 해오고 있는 것이다. 같이 하던 주변 친구들이 떠나가도, 시작했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오직 나만이 하루도 멈추지 않고 이 두 가지 것을 해오고 있다.


피파온라인을 시작한 것은 2012년 하반기즈음, 고시생의 신분으로 이 괴물 같은 게임에 빠져버렸다.  그 이후 피파온라인3가 4로 바뀐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있는데 내가 이 게임을 하는 목적은 축구게임 그 자체를 즐기기보다 실제 존재하는 선수들로 내 기준에 맞는 스쿼드를 구성하는 것이다. 나만의 특유의 기준에 맞춰 수차례 팀을 갈아엎으며 즐거움을 느끼고 강화라는 도박성까지 더해진 여기엔 도파민이 마를 날이 없다.


그리고 비트코인, 2017년 12월 상승장부터 시작하여 그 유구한 차트에는 나를 포함 주변인들의 수많은 희로애락이 녹아있다. 여담으로 피파온라인4가 서비스를 시작하는 날 닉네임 쟁탈전이 있었는데 비트코인을 놓치고 나는 이더리움이라는 닉네임을 쟁취하였다. 상승장의 수익에 즐거워도 해봤고 잔인하고 지루한 하락장에 피눈물도 흘려봤으며 차트 보는 실력을 키우기 위해 수백만 원의 강의료를 지불하기도 했다.


투자 과정속 날것의 인간 모든 모습들과 상처가 아물어가며 굳어가는 투심을 뼛속에 아로새겼다. 결국 철학, 수학, 심리학, 사회학 등 모든 삼라만상이 녹아있는 궁극의 투자형태가 부동산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파란 업비트앱은 스마트폰에서 도무지 지워질 줄을 모른다.


나는 내가 자타공인 포기가 빠른 사람이라 여겨왔는데 한번 각인된 것은 어떻게든 다시 돌아와 끝장을 보는 기질을 가졌다고 서서히 깨닫고 있다.


언제 한번 밥 먹자는 말, 나에게는 빈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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