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1

문구점주인의 세계명작 읽기

by 조옥남 A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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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약속을 기억하고, 사람은 마음을 남긴다

문구점 문을 열면 늘 같은 풍경이 나를 맞는다.
정리된 화일들, 가지런한 펜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물건들틈 바구니를 한바퀴 돌며 먼지를 걷어내며 손님을 맞이한다.
그 고요 속에서 나는 오늘도 한 권의 오래된 이야기를 꺼낸다.
베니스의 상인,
돈으로 시작해 마음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안토니오는 돈을 빌린다.
그것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친구 바사니오를 위해서.
사랑을 얻기 위해 필요한 돈,
그 사랑을 돕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떠안는 우정.

이 선택은 너무 자연스럽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지나친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시작에는 이미 질문이 숨어 있다.

사람은 왜 타인의 인생에 이렇게 쉽게 책임을 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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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은 돈을 빌려준다.
조건은 잔인할 만큼 정확하다.
기한을 넘기면 살 1파운드.
우리는 이 순간 그를 악인이라 부른다.

그러나 그는 묻는다.
약속은 약속이 아닌가.
법은 모두에게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가.

돈은 감정을 묻지 않는다.
숫자는 늘 명확하고, 계산은 늘 공정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보다 돈을 믿는다.
이 이야기는 그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주 천천히 보여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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