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정전 5

문구점에서 읽는 세계명작

by 조옥남 A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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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름

"그의 죽음은 비극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슬펐다.”


기억되지 않는 삶이 가장 조용한 비극이다.


이야기의 끝은 소란스럽지 않다.
아큐는 체포되고,
처형된다.

그의 죽음은 장엄하지 않다.
비극적 영웅도 아니다.
그저 한 사람이 사라졌을 뿐이다.

군중은 모여 구경한다.
그리고 흩어진다.

다음 날,
마을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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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오래 남는 이유는
아큐가 특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웅의 죽음은 기억하지만,
평범한 사람의 죽음은 금방 잊는다.


문구점 불을 끄며 생각한다.

아큐는 비웃을 만한 인물이었을까.
아니면 우리가 닮고 싶지 않아 밀어낸 얼굴이었을까.

그는 실패한 인간이다.
그러나 그 실패는 낯설지 않다.

아큐는 묻는다.

당신은
누군가를 안전하게 비웃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자신의 패배를 얼마나 솔직히 인정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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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 읽히는 세계명작 다음편을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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