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근교의 부촌, 웨스트에그의 여름밤은 샴페인 기포처럼 가볍고도 뜨겁습니다. 제가 이사 온 작은 집 바로 옆에는 성처럼 거대한 저택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곳의 주인은 매주 금요일이면 수백 통의 레몬과 오렌지를 배달시키고, 토요일 밤이면 오케스트라와 정체 모를 상류층 인파를 불러 모아 유례없는 광란의 파티를 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제이 개츠비(Jay Gatsby). 사람들은 그가 살인자라느니, 독일 스파이라느니, 혹은 밀주를 팔아 벼락부자가 된 괴물이라느니 하는 소문을 안주 삼아 그의 술을 마셨습니다. 하지만 정작 파티의 주인공인 개츠비는 그 화려한 소란 속에서도 한 방울의 술도 마시지 않은 채, 마치 무대 밖의 연출가처럼 사람들을 무심하게 지켜볼 뿐이었죠.
파티가 끝나고 모두가 취해 떠나간 뒤, 저는 우연히 테라스에 나와 있는 그를 보았습니다. 억만장자인 그는 무엇이 아쉬운지 어둠 속에서 손을 뻗고 있더군요. 그가 응시하던 곳은 바다 건너편, 상류층 중의 상류층이 산다는 ‘이스트에그’ 해안가의 아주 작고 초라한 초록색 불빛이었습니다.
"그는 단지 밤공기를 즐기러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무언가 간절히 붙잡고 싶은 실체 없는 환영을 향해 온 몸을 던지고 있었다."
나노바나나 조옥남 생성
그는 왜 자신의 저택을 매일 밤 카니발장으로 만들었을까요? 단순히 부를 과시하기 위해서였을까요? 아니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였을까요?
아닙니다. 그는 단 한 사람이 우연히라도 이 소란스러운 파티에 발을 들이길 바랐습니다. 수천 명의 낯선 이들을 불러 모으는 이 막대한 비용과 에너지는, 오직 단 한 명의 여자를 다시 만나기 위한 ‘거대한 미끼’였던 셈이죠.
세상은 그를 '위대하다'고 부르기 시작했지만, 정작 그는 세상이 부러워하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5년 전 잃어버린 과거의 파편을 찾고 있었습니다.
화려함은 때로 가장 지독한 결핍을 가리기 위한 분장입니다.
우리가 매일 밤 스마트폰을 뒤적이며 기다리는 무언가도 개츠비의 초록색 불빛과 닮아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