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게츠비 2

문구점에서 읽는 세몌명작

by 조옥남 A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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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재회, 억만장자가 찻잔을 깨뜨릴 뻔한 이유


어제 우리는 매일 밤 화려한 파티를 열던 개츠비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그가 왜 그토록 수천 명의 낯선 이들을 불러 모았는지, 그 '진짜 목적'이 드러나는 날입니다.


개츠비의 소원은 의외로 소박했습니다. 옆집 사는 닉(나)의 집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자신의 옛 연인 '데이지'가 우연히 들른 것처럼 불러달라는 것이었죠.



재회 당일, 개츠비는 거의 공황 상태였습니다. 닉의 집 마당 풀을 깎게 하고, 온 집안을 꽃으로 뒤덮었습니다. 억만장자답게 돈으로 긴장을 가려보려 했지만, 정작 데이지가 도착하자 그는 비 오는 뒷문으로 도망쳤다가 흠뻑 젖은 채 앞문으로 다시 들어오는 소동을 피웁니다.


"그는 마치 5년 전 그날로 태엽을 되감으려는 시계추 같았다."


데이지 앞에 선 그는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거실의 낡은 시계를 팔꿈치로 쳐서 깨뜨릴 뻔합니다. 수천 명의 파티 손님 앞에서도 당당하던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고장 난 인형처럼 삐걱거리는 모습. 이 간극이 바로 우리가 개츠비에게 빠져드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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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어색함이 풀린 뒤, 개츠비는 데이지를 자신의 대저택으로 초대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을 증명하듯 화려한 실크 셔츠들을 침대 위에 쏟아붓죠. 영국산 최고급 원단들이 무지개처럼 흩어지는 광경을 보며 데이지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립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셔츠들은 처음 봐서 너무 슬퍼요."


이 대사는 소설 속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논쟁적인 장면입니다. 그녀는 정말 셔츠가 예뻐서 운 걸까요? 아니면, 이 셔츠들만큼이나 눈부시게 변해버린 개츠비와, 그를 버리고 돈을 선택했던 자신의 세월이 서글퍼서였을까요?


개츠비는 믿었습니다. 돈만 있으면, 성공만 하면 5년 전 가난해서 놓쳤던 사랑을 고스란히 되찾아올 수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시간은 강물 같아서 결코 거꾸로 흐르지 않습니다. 개츠비가 붙잡으려 했던 건 현재의 데이지가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에 박제된 '그 시절의 데이지' 였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져도, 진심 앞에서는 누구나 소년이 됩니다.


'깨질 뻔한 시계'는 멈춰버린 시간을 억지로 돌리려는 개츠비의 위태로운 시도를 상징합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건 결국 시간이다"라는 생각이 크게 다가오는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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