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디자인하다 개발을 할 수 있는 거죠?
낙서가 취미이고 실무에서도 디자인을 종종 하다 보니 디자이너 출신인 것을 숨길수가 없다. (숨길 이유도 없고) 새로운 분들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디자이너가 개발자로 전향하게 되었는지, 어렵지는 않았는지 궁금해하시길래 정리 한 번 해본다. (절-대로 지금 일이 없어서 그런 게 맞다... 후우)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브런치의 다른 글을 보면 많이 나온다.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 데이터 시각화 등 나름 재미있는 개발을 하고 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라고 퉁 칠 수도 있다) 디자이너 배정을 못 받거나 직접 하고 싶을 때는 디자인까지 직접 하기도 한다.
노트에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 뒤 개발로 디자인을 한다는 게 실제 디자이너와의 차이점이다. html, css로 모바일 반응형까지 한 번에 작업. (psd 등 디자인 파일이 안 남는다는 게 함정임)
본론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개발을 시작했을까? 2006년 졸업 작품 중 하나를 캡처해 왔다. 3D 게임을 론칭한다는 설정으로 회사 BI부터 프로모션 웹사이트까지 제작을 했다. 플래시로.
※사운드도 나오게 화면 캡처했으니 플레이해 보시라.
디자인은 구리지만 대학생의 열정이 보이는 그런 느낌이지 않은가? (아님 말고)
화려한 플래시의 맛을 본 뒤로 디자인보다 인터렉션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머릿속에 있는 것을 구현하려다 보니 고통스러운 코드 작업도 해야 했다. 배운 적도, 정보도 없는 상태로 코드를 짜려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개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1도 하지 않았다. 플래시가 재미있었을 뿐.
거의 신입 시절, 가고 싶었던 회사 디자인 팀으로 이직을 했다. '플래셔'로. 디자이너 약 12명 + 플래셔 2명. 그 디자인팀 안에서 별의별 개발을 다 했다. 방송 사이트부터 (화려하지만 편한) 투표 UI, 이벤트 페이지까지 닥치는 대로 플래시로 개발했다. 프로젝트로 PC 스크린 세이버도 제작했었다. 플래시 모션과 개발 업무 외 영상 제작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켰다. 돌이켜보니 정말 쭉쭉 빨린 것 같네 ㅎㅎ
정~~~~말 힘들었지만 사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라떼는 말이야...)
아이폰 때문에 플래시가 망한 뒤로 일이 없어지며 개발팀으로 보내졌다. 업무 성격이 개발에 더 가까웠으니. 그렇게 어느 날부터 개발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싫었다. (플래시로 개발 업무를 했지만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고 살았으니까...)
플래시로 작업했던 그래프 등을 javascript 버전으로 바꾸는 업무를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javascript를 익히게 되었다. (고마워요 구글) 다행히 플래시 AS 3.0과 비슷해서 금방 적응되기는 했다. 오히려 당시에는 html, CSS 이해하는 게 더 어려웠음.
플래시를 걷어 내면서 플래시 AIR로 PC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퀵 매니저 개편 PM과 개발을 하며 성장을 많이 한 것 같다. IE6, window xp, 맥 환경까지 QA를 했었고, 론칭 후에는 고객 전화 응대까지 했었다. "이렇게 저렇게 하시면 될 거예요..."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디자이너에서 개발자로 스르륵 바뀐 과정을 정리해 봤다. 일 많기로 유명한 회사에 8~9년 다니고 나니 늘기는 하더라... (주름과 실력이 함께)
중앙일보 콘텐츠 개발자로 이직을 하고 D3.js 나 three.js, 데이터 시각화 등을 접하고 계속 스터디 중이다. 오히려 언론사에서 더 재미있는 개발을 많이 했네. 이제 여한이 없다...
우리나라에는 없다시피한 직종인데 '인터랙티브 개발자'로 살고 싶다. 요즘에는 전부 백 or 프론트로 퉁...
누구나 할 수 있다!!
내가 이 정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는 개발 머리가 없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나도 하는 걸 보면... 거부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일단 시작은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강의도 만들었었다.
https://www.inflearn.com/course/인터랙티브-역량강화?inst=08935b86
https://www.inflearn.com/course/자바스크립트-인터랙티브-웹?inst=6beae974
다 쓰고 보니 그냥 자소서 같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