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by 야호너구리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자식이 최고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언젠가는 대단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알다시피, 그다지 대단한 사람이 되진 못했다. 부모님은 그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나 보다.


나에게도 결혼을 결심했던 시기가 있었다. 대단한 직장은 아니었지만, 운이 좋게 누군가의 추천으로 간신히 자리를 잡은, 내 능력에 비하면 과분했던 첫 직장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특히 엄마는 극심하게 반대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 당시 여자친구가 고졸이라는 이유로, 내 짝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내가 널 장가보내려고 키운 게 아니다", "넌 이제 내 자식이 아니다." 온갖 언어적 폭력(이 문자를 받았을 당시에 너무나 충격을 받아서 문자를 바로 지워버렸다. 저것보다 아마 심한표현이었던걸로 기억한다)이 나를 향해 쏟아졌다. 내가 좀 더 강했더라면, 그 폭력에도 다시 주먹을 쥐고 일어섰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너무나 나약했다.


난 정말 그 당시에 별게 없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답시고 2년 동안을 그저 허송세월로 보냈다. 차라리 엄청나게 놀기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도 않을 텐데, 그럴 위인도 못 되었다. 그저 공부하는 척만 하느라 2년의 시간을 죽였다. 당연히 시험은 떨어졌고, 간신히 들어간 직장에서는 적응조차 못 해 매일이 지옥이었다.

이런 능력 없고 바보 같은 아들도, 엄마 눈에는 위대한 씨앗, 빛나는 보석처럼 보였나 보다. 나에 대한 기대를 조금도 접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는 빛나는 보석이 아니었다. 난 그저 어느 곳에나 널려있는, 누가 봐도 서로 구분이 안 되고 특별한 가치도 없는 평범한 돌멩이일 뿐이었다.


나는 그 거대한 기대의 무게와 폭언을 견딜 수가 없었다. 결혼은 당연히 진행되지 못했고, 나는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더 못나서, 내가 더 약해서. 그게 내 우울증의 시작이었다.


아직도 부모님은 이해하지 못하겠지. 난 부모가 될 일이 없겠지만, 가끔 내 친구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너의 아이를 빛나는 보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저 너에게만 소중한, 평범한 돌멩이 하나로 사랑해 주면 안 되겠느냐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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