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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훈 Nov 05. 2021

4. 게더타운을 창업 1년 만에 2조 회사로 만든 비결

인터렉티브 커뮤니케이션(사람과, 사물과)

언택트 교육에 참여하거나 화상회의를 하고나면 이상하게 피로감이 몰려오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같은 시간이라도 오프라인으로 교육을 받는 것보다 언택트 교육이 피로감이 크다. 8시간 전일 교육이라도 받는 날이면 퇴근 이후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힘이 없는 경우도 많다. 화상회의가 널리 확산된 2021년 2월 스탠포드 대학의 제레미 바일렌손 교수는 Zoom으로 대표되는 화상회의와 피로감의 관계에 관한 연구로 ‘줌 피로 증후군의 4가지 원인’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줌 피로 증후군의 4가지 원인


 첫째 원인은 시선으로 인한 부담과 과한 각성 때문이다. 오프라인으로 교육이나 회의를 할 때면 다양한 장소나 사물에 시선을 둘 수 있다. 출력 자료를 보거나 동료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화상회의에서는 모든 참가자의 모습이 한 화면이 나오고 화면 속의 동료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고 착각하게 한다. 

 둘째로는 화면 속의 나를 보는 것 또한 피로를 만드는 한 가지 이유라고 말한다. 바일렌손은 ‘현실에서 누군가 거울을 들고 다니며 끊임없이 당신을 비춘다면 어떤 느낌이겠는가? 굉장히 피곤한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셋째는 일상적 이동의 감소 때문이다. 대면이나 전화로 소통할 때는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지만, 화상회의에는 시야가 카메라로 고정되어 있고 움직임이 제한된다. 바일렌손은 ‘사람들은 움직일 때 인지적 활동이 더욱 활발하며 피로감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넷째로 비언어적인 표현이 적다는 것도 피로감을 높이는 한가지 이유이다. 인간은 소통할 때 언어적 표현(말)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손짓, 몸짓 등 비언어적 요소를 무의식적으로 만들고 해석한다. 하지만 화상회의에서는 오직 말로만 다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피곤하다는 것이 피로감의 원인이다. 


게더타운의 놀라운 약진


 최근 메타버스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러한 피로감에 대안을 제시하며 단번에 언택트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언택트 러닝이나 행사, 가상 오피스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플랫폼이 게더타운인데, 창업 1년 만에 2조 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400만명의 유저를 확보한 가장 주목받는 유니콘 기업으로 떠올랐다. 

 게더타운은 2020년 5월 실리콘 밸리에 창업한 회사로서 당시 친구였던 필립 왕, 사이러스 타브리지, 쿠마일 재퍼가 시작했다. 2020년 6월부터 게더타운의 전신인 온라인 타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로 화상회의가 확산되자, 온라인 타운을 오피스 플랫폼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이 때 출시한 것이 게더타운이다. 게더타운은 출시 이 후 실리콘 밸리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초기에는 테크 컨퍼런스 위주로 도입되다가 일반기업으로 확대되었다.    


 

[게더타운 공동 창업자 필립왕, 사이러스 타브리지, 쿠마일 재퍼]


 게더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8비트의 2D 아바타 그래픽이라는 점이다. 물론 최근에는 일러스트나 포토샵 등 디자인 작업을 통해 2.5D효과를 구현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지만, 뛰어난 그래픽 효과와 화려한 기술이 적용된 세계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운 화면이다. 그렇다면 게더타운이 이렇게 업무 플랫폼의 대세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게더타운 2D 그래픽. 귀엽지만 그래픽이 화려하거나 뛰어나진 않다]

      

   

[일러스트 그래픽 디자인을 활용하여 2.5D로 탄생한 현대 글로비스 교육장. 유저의 기획에 따라 무한대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이 게더타운의 장점이다 / 출처 : 샘소타 HRD]

 첫째로 게더타운의 2D 아바타와 위에서 내려다보는 탑 뷰(top-view)는 화상회의로 오는 줌 피로 증후군을 낮추는 좋은 대안이 된다. 특히 아바타를 앞세워 본인의 모습을 보지 않고도 가상공간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낮다. 또한 전체 화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탑 뷰도 이용자 관점에서 직관성이 높아서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 

 둘째로 사람과 사물과의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먼저 아바타끼리 소통하는 방법으로 스페이셜 오디오(spatial audio) 기술을 적용했는데, 현실처럼 아바타끼리 가까워지면 화상회의가 활성화되고, 멀어지면 대화가 종료되는 형태이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연락이 안 되면 그 사람의 자리로 찾아가서 대화할 수 있듯이, 게더타운에서 필요하면 가까이 가서 대화가 가능하니 가상 오피스로 활용하기는 최적이다. 또한 프라이빗 기능을 활용하면 특정 공간에 있는 인원들과의 화상회의가 활성화되어 회의실 기능을 할 수 있고, 모든 인원에게 말할 수 있는 스포트라이트 기능을 통해 컨퍼런스 등이 가능하다. 

 게더타운의 특별한 점은 오브젝트라고 부르는 사물과의 인터렉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언택트에서 사물은 공간의 특성을 보여주거나 공간을 꾸미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었으나 게더타운에서는 사물과 직접 인터렉션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더타운의 오브젝트는 영상, 이미지, 링크, 파일(PDF 등)과 ‘x’키로 연결된다. 자료가 심겨진 오브젝트 근처에서 'x'키를 누르면 자료 열람이 가능한 방식이다.(참고로 ‘z'키를 누르면 아바타가 춤을 추는데 굉장히 귀여우니 꼭 해보시길 추천한다.) 이를 통해 게더타운에서 영상이나 이미지,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part 5에서 설명한 패들릿, 알로, 구글 프레젠테이션과 같은 온라인 협업 도구를 연결하면 그 확장성은 무한대에 가깝다. 메타버스 단어의 뜻처럼 현실을 초월한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가상 오피스를 만들어 효과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코로나로 가지 못하는 해외나 공장 현장 견학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또한 쇼핑몰이나 홈쇼핑처럼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의 이커머스 확장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만약’이 ‘현실’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메타버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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