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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달 솔방울 Apr 27. 2024

<천국과 지옥의 이혼> C.S.루이스


  세상에는 딱 두 종류의 인간밖에 없어. 하나님께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이다'라고 말하는 인간들과, 하나님의 입에서 끝내 '그래, 네 뜻대로 되게 해 주마'라는 이야기를 듣고야 마는 인간들. p.95


  "저 불행한 영혼은 지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네요. 그래서 심란합니다. 저 여자는 악하지 않습니다. 불평하는 버릇이 있는 어리석고 수다스러운 노인일 뿐이지요. 약간의 친절과 휴식과 변화만 있으면 만족해할 사람이라고요."

  "한때는 그랬지. 어쩌면 지금도 그런지 몰라. 그렇다면 아마 치유될 수 있을 걸세. 하지만 문제는 지금 과연 저 여자가 불평하고 있는가 하는 데 있다네."

  "그 점은 너무나 분명하지 않습니까!"

   "그래, 하지만 자넨 내 말을 오해하고 있어. 문제는 저 여자가 불평하고 있는가, 불평 그 자체가 불평하고 있는가 하는 데 있다네. 저 불평의 껍데기 속에 진짜 여자가 아직도 있다면 ㅡ그 흔적이라도 남아 있다면 ㅡ 그 속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지. 저 회색 잿더미 속에 티끌만 한 불씨라도 남아 있다면 우린 그 잿더미가 붉고 선명한 불꽃으로 되살아날 때까지 열심히 입김을 불어넣을 걸세. 그러나 온통 잿더미뿐이라면 입김을 불어넣을 생각을 영원히 할 수가 없지. 거기 입김을 불었다가는 전부 날아가 버리고 말 테니까."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 없이 어떻게 불평이 존재할 수 있습니까?"

  "지옥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해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데 있다네. 하지만 자네도 곧 경험하게 될 걸세...  

p.9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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