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6일 화요일
조명 일체는 인터넷으로 내 마음에 드는 것들을 직접 골랐고, 전기 기사님이 구조가 바뀌는 주방에 필요한 전기 배선 작업을 해 주었다.
아직 주방을 철거하기 전에 1번, 주방 철거 후에 1번 우리 집에서 전기 공정 사전 미팅이 있었다. 주방 철거 후에는 1차 전기 공사 예정일에 한 번, 도배하던 날 갑작스러운 요청으로 한 번, 주방 가구가 들어온 뒤 레일 조명 설치를 위해 또 다시 한 번. 전기 기사님은 우리 집 공사 현장에 총 5번 출근했다. 비용은 인건비와 전기 자재비 포함 35만 원이 들었다.
전에 턴키 업체에 문의했을 때 들은 전기 공사 인건비는 40만 원이었다. 인테리어 업체를 끼고 하는 전기 공사는 일정을 딱딱 맞추어 공사 현장에 한 번만 걸음 했을 때의 비용이다. 우리 동네에서 조명 가게를 하고 계신 전기 기사님은, 요구 사항 많고 변덕도 있는 까다로운 고객을 친절하게 상대해주었음에도 인건비로 35만 원을 요구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전기 공사를 해 주실 분을 섭외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일단은 좋은 분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고(가까워도 오기 싫으면 안 올 수도 있고 올 때마다 싫은 티를 낼 수도 있는데, 그런 분이 아니셨기에.), 좋으신 전기 기사님 입장에서도 여러 번 걸음해야 하는 공사 장소가 먼 것보다는 가까운 편이 덜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기 기사님 작업장과 우리 집 은 자동차로 5분 정도 거리였다.
1차 전기 공사 하루 전날, 이케아에서 받은 도면을 굿노트에서 몇 장씩 복사해두고 도면 위에 전기 콘센트가 필요한 부분을 적어 보았다. 이케아 가구의 길이는 주로 30cm, 40cm, 60cm, 80cm 단위다. 벽면에서 몇 센티 떨어진 부분에 아일랜드 후드가 설치될 것인지, 김치냉장고 전원까지는 몇 센티 정도의 전선이 필요한지 등을 대략 가늠해 보았다.
전문 측정 기사처럼 실체 측정 치수가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어떤 위치에 어떤 가전이나 가구가 들어가는지, 어떤 위치에 어떤 가전을 위한 전기가 필요한지 정도는 꼼꼼히 파악하고 있어야 전기 기사님께 작업 요청을 명확히 할 수 있다. 새 가구가 들어온 새 구조의 주방을 머릿속으로 계속 그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냉장고 붙박이장을 떼어낸 자리 일부엔 흰색 벽지가 붙어있다. 그 옆으로는 싱크대가 있던 자리. 콘크리트와 석고, 단열재가 보인다. 회색 콘크리트 벽면에 냉장고에 연결할 용도로 쓰던 콘센트가 붙어 있다. 전기 기사님은 저 콘센트로부터 위로 하나, 아래로 하나 새로운 콘센트를 연결할 수 있도록 전기 선을 뽑았다.
위로 올라간 전기 선은 천장을 뚫고 나와 새 콘센트를 만나 아일랜드 후드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 집은 주방 구조를 일자형에서 대면형으로 바꾸면서 인덕션 위에 아일랜드 후드를 설치했다.
아일랜드 후드 설치를 위한 자바라 연장 및 천장 보강 작업(목공 파트)이 이루어지기 전에 전기 공사를 했다. 전기 기사님은 아일랜드 후드를 설치할 대략적인 위치를 가르쳐달라고 하였다. 전날 후드 위치를 파악해두길 잘했다. 후드에 쓸 콘센트가 1구인지 2구인지도 꼼꼼히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콘크리트 벽면 콘센트에서 뽑아내어 아래로 내려간 전선은 사진에서 보이듯 아직 새로운 콘센트에 연결하지 않았다. 10센티미터 가벽을 세우는 목공 작업을 할 때 가벽에 구멍을 뚫어 저 파랑 빨강 전선이 빠져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 후에 전기 기사님이 다시 와서 콘센트를 연결해주기로 했다.
싱크대 쪽 전기도 전선 길이를 여유 있게 하여 목공 작업 중에 가벽 밖으로 빼낼 수 있게 작업했다.
창가 쪽 사진이다. 오른쪽 흰 벽면에 붙어 있는 콘센트로부터 전기를 따내어 아래의 검고 긴 전선 콘센트가 생겼다. 이는 설치될 하부장 아래로 쭉 건너가서 김치 냉장고 전원을 연결할 용도다.
공사 후 1년이 지났다. 오른쪽에 보이는 하부장 아래 공간으로 검은 전선 콘센트를 쭉 끌고가서 왼쪽의 김치냉장고 전원을 연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