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주방 가구는 장점이 많다.
첫째, 친환경 자재 등급 SE0인 자재를 사용한다. 포름알데히드 같은 독성 물질 검출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 아기가 있는 집에서 선택해도 좋다.
둘째, 디자인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보드뷘/베딩에처럼 앤틱한 디자인부터 복스도르프처럼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자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상하부 장과 상판이 있어서 개성 있는 주방을 만들 수 있다.
셋째, 쇼룸에서 실물을 보고 선택할 수 있다. 잡지나 사진만 보고 고르면 설치 전과 후 색감이나 공간감 등에서 오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실제 주방 크기의 공간에 설치된 가구를 보면 실제로 설치했을 때 '음.. 생각과 다른데?'라고 실망할 가능성이 적다.
넷째, 수납력이 좋다. 특히 코너를 활용한 코너 회전 선반, 선반이 아닌 서랍으로 된 하부 장은 적지 않은 주방 살림살이를 깔끔하게 정리하고도 남는다.
다섯째는 가격의 투명성이다. 이는 리모델링을 반셀프로 진행하는 입장에서 특히 큰 장점이었다. 5평 남짓한 우리 집 주방을 채운 묄레쿨라 상판, 복스도르프 하부 장은 가구 값과 설치비 도합 527만 원이었다. 이케아 주방은 표준 규격의 가구들을 조립식으로 설치하는 원리다. 견적을 낼 때도 우리 공간에 필요한 가구는 어떤 규격 몇 개인지, 그 각각은 또 얼마 씩인지를 정확하게 따져서 값을 매긴다. 그래서 부당하게 부풀려진 견적을 받을 위험이 없다. 동일한 우드/화이트 느낌으로 자재 등급 안전한 가구를 다른 업체에서 맞춤형으로 주문했다면? 527만 원보다 값을 더 부를 수도 덜 부를 수도 있지만, 이케아처럼 상세하고 투명하게 값의 근거를 산출해주는 업체를 찾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케아 주방 가구는 단점도 있다.
첫째, 설치까지의 과정이 험난한 편이다. 타일, 마루 상태, 전기 배선, 조명, 설치 벽면의 상태 등. 가구를 설치하기 전에 고객이 직접 챙기고 신경 쓸 것이 아주 많다. 인테리어 경험자나 전공자가 아니라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번거롭다면 이케아 주방 설치 대행업체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겠다. 비용은 더 들겠지만 말이다.
둘째, 헤드가 늘어나는 수전이 없다. 이는 실용성 측면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거위 목 디자인, 좌우로 몸체가 꺾이는 정도의 수전은 이케아에도 있다. 그러나 헤드를 뽑아서 싱크대 먼 곳까지 구석구석 편리하게 청소하려면 타사 수전을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싱크볼이나 수전이 타사 제품이면, 설치팀에서 원칙적으로는 설치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집 수전은 신랑이 공구로 상판에 구멍을 뚫고 직접 달았다.
셋째, 하부장의 높이가 높다. 사람에 따라서는 장점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주방의 하부장(싱크대) 평균 높이는 80~85cm로, 이는 160cm 안팎의 키를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높이다. 이케아 하부장 평균 높이는 유럽인의 평균 키에 맞춰진 88~90.2cm이다. (우리 집 하부 장은 두꺼운 상판을 써서 심지어 92cm) 키가 163cm인 나에게는 약간 높게 느껴져서 불편하다. 다만 키가 173cm인 신랑은 설거지도 요리도 편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