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2일 목요일
인테리어 커뮤니티 카페에 드나들다 보니, 무척 기본적인 단어 같은데 그 뜻을 모르겠는 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셀인, 반셀인, 턴키. 이는 집의 전체 또는 부분을 리모델링하는 세 가지 방법을 일컫는다.
집주인: 디자이너, 공사 작업자 및 책임자 역할
집주인이 리모델링 방향을 정할 뿐 아니라 철거부터 설비, 미장, 전기, 도배, 조명, 가구 설치 등 모든 공사 작업을 직접 하는 방법이다. 막일처럼 느껴지는 일(예:타일 철거, 도배 뜯기, 가구 철거 등)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체력과 시간을 요한다. 공사의 범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문가적인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공사가 잘 되고 있는 건지도 스스로 확인해야 함.) 자재값만 들 테니 리모델링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는 게 특장점이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크고 몸이 너무 힘든 데다가 웬만한 실력이 아니고서는 도배나 전기 등 다양한 공정에서 하자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집의 극히 일부분만 리모델링하는 경우(예: 현관 타일 철거 후 재시공 또는 덧붙이기)에 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집주인: 디자이너 겸 매니저, 공사 총책임자 역할
집주인이 리모델링 방향을 정할 뿐 아니라 철거, 설비, 전기, 목공, 도배 등의 공사를 해줄 작업자도 섭외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등 공사 전반을 총 관리 감독한다. 작업복을 입고 공사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으니 셀프보다 몸은 덜 힘들 수도 있지만, 작업자들을 섭외하고 순서에 맞게 공사 일정을 조율하며 작업자들에게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 소통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하자 예방이나 발생 여부 판단도 할 수 있으려면 인테리어 공사 전반에 대해 공부를 꼼꼼히, 많이 해야 한다. 업체를 끼고 하는 리모델링보다 비용이 덜 든다는 점과 원하는 디자인을 직접 만들어간다는 뿌듯함이 장점이지만, 공부하고 준비할 것이 많고 매니징과 최종 책임자 역할도 해야 하므로 생각보다 바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반셀인을 선택해도 셀프인테리어처럼 일부 공정을 직접 수행할 수도 있다. (예: 타일 시공은 직접하고 도배 시공은 작업자를 섭외한다.)
집주인: 물주, 디자인 회의에 참여하는 역할
인테리어 방향 설정과 공사 전반에 걸친 어렵고 복잡한 사안들을 (turn key, 고객님은 열쇠만 돌리세요!) 전적으로 책임지고 해결해준다는 의미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턴키업체라고 부른다. 집주인은 업체와 미팅을 통해 원하는 방향을 전달, 소통하고 자재비와 섭외비, 인건비, 교통비 등 원금과 수수료 일체가 합산된 금액을 대가로 지불한다. 업체와 회의를 할 때 조사와 준비를 많이 해 갈수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쉽다. 셀프나 반셀프에 비해 신경 쓸 것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고, 업체를 잘못 만나면 부풀려진 견적을 받거나 소통이 잘 안 될 수 있다는 점, 리모델링 비용이 비싸진다는 점이 단점이다.
*집 전체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경우 턴키 업체(=인테리어 업체)를 끼고 진행할 때가 많다.
우리 부부는 커다란 희망에 비해 다소 귀여운 예산을 갖고, '반셀프'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