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관점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했는데 친구들이 나만 잡아. “
“게임을 하는데 나만 렉이 걸려. ”
“색종이 접기를 하는데 나만 못해. ”
“로봇과학 수업을 하는데 내 거만 안돼. ”
나만. 나만. 나만.
내 아이의 언어에 나만이라는 단어가 부쩍 많아졌다. 분명 내 아이만 그렇지 않다는 걸 더 오래 살아본 나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데 아이는 마음 아픈 순간마다 나만이라는 부사적 강조 표현을 쓴다.
마치 세상 모든 불행이 자신에게만 몰려오는 것처럼.
“너만 그런 게 아니야. ”
차근차근 설명도 해보고 한두 번은 다그쳐도 보고
“괜찮아, 아무 일도 아이냐. “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해봤다.
그럼에도 쉽사리 빠지지 않는 나만. 나만.
자존감이 낮은 걸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힘든 걸까. 왜 우리 아이는 매사를 부정적으로 볼까.
어느새 나도 우리 애만. 우리 애만. 우리 애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열 살 아들이나 마흔 살 엄마나 생각의 관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발만 물러서면 보이는 것들이 나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감정이 앞서버린다.
억울하고 외롭고 속상하고 서운한.
“그래, 속상했겠다. ”
그 마음 다독여 주고 공감을 원했을 아이일 텐데 옹졸한 엄마는 그 마음보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질 아이의 모습부터 걱정한 게 아닐까.
한발 물러서면 보이는 아이의 마음을 저릿하게 헤아려 본다.
특별하고 소중하고 고유한 또 다른 나만이라는 말을 나의 아이가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생각의 관점이 풍부하고 유연해질 수 있도록.
그리하여 나만의 멋진 색을 가질 수 있었으면.
그때까지 나는 한 발 물러서서.
하지만 마음은 나만의 아이 바로 그 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