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내가 이혼한 이유
취업한 지 한 달이 됐다. (시간 참)
한달 가운데 반은 비가 내렸고, 나머지 반은 너무 더워서 땀이 흘러내렸거나 둘 중 하나였다.
조금 시원할 때 취업할 걸 그랬나 하는 벌써부터 배부른 생각이 들었다.
출근할 때마다 내가 일하는 이유를 상기하곤 했다.
나는 이 일을 미치도록 원했으나,
육아와 직주상 거리,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부모로서 책임지고 아이를 잘 키워내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할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힘들었으며, 내 꿈을 포기했다는 상실감과
절망감으로 아이와 있는게 행복하면서도 개인적인 삶이 불행한 모순을 겪으며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었다.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 집에서 나름 프리랜서를 하는데도
시간과 돈에 쫓기는 삶으로 인한 피로 등등.
공황장애와 우울증, 수면장애를 겪느라 2년에 걸쳐 정신과를 다녔드랬다.
그러다 문득 나이 40을 앞두고 결단이 필요했다.
어느 책에서 이런 구절을 보았다.
그래서 행동했던 거 같다.
물론 다른 길을 가도 행복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
아이와 떨어져서 행복할 엄마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하지만 스스로 자존감을 찾고, 어설프게 그만두었던 업계에서 인정 받고, 지금 내 인생 이 시점에서
나라는 존재가 무얼 할 수 있는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느끼고 싶었다.
물론 내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가치 있는 자리다.
하지만 내 자신이 그것을 인정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게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이건 아마도 내 과거 어린 시절에서 기인한 것이리라.
아무튼 그렇게 힘든 결정을 하고 난 뒤에 입사를 하고, 한 달을 무사히 다녀 냈다.
할머니와 같이 있을 아이 걱정하랴, 오랜만에 하는 일 적응하랴 정신이 없었다.
근데 벌써 '이제 일도 손에 익었으니 성과를 내야 할 텐데'라는 조바심이 인다.
나는 나만의 계획이 있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꿈과 목표를
계속해서 상기하고 있다.
하루 빨리 다시 아이와 살 수 있기를.
내 목표가 이루어 지기를.
입사 한 달 차에 다시 한 번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