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엄마의 시선, 처음 오는 여행지에서 렌터카라니

그저 즐거운 시간들의 연속

by 보라진




여행 와서 참 다행인 것은 숙면하는 것이다. 온종일 몇 시간을 걷다가 저녁쯤 숙소에 들어오면 눈이 저절로 감긴다. 날이 밝으면 일어나고 어두워지면 잠이 오는 것을 보니 시차 적응도 잘 되어 가고 있었다.



오늘도 어제의 고단함을 숙면으로 해결하니 몸이 가뿐하다. 어젯밤 사위가 도착했고, 오늘부터 넷이 여행을 하게 된다. 사위의 등장으로 여행은 한결 편해지게 되었다. 지금부터 여행 마칠 때까지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할 거라고 꿈에서라도 상상했겠는가? 참으로 놀랍고 신기할 일이다. 나는 운전을 할 수 있지만, 익숙한 길이 아니면 운전이 너무 힘들다. 예측할 수 없는 길과 주차가 너무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면, 참 겁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오는 여행지에서 덜컥 렌터카라니. 이럴 때 보면 참으로 다른 세상을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찌했든, 사위의 운전은 차분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걱정은 없었다. 아이들이 벌린 일이 걱정이 없게 다가온다는 것은, 그만큼 잘한다는 것이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넷은 간단히 아침을 먹고 숙소를 출발했다. 생각보다 나폴리는 로마에서 멀지 않았다. 벌써 여행 4일 차. 나폴리까지 가는 동안 차 안에서 한국에서의 명절이 스쳐 가기도, 남겨두고 온 가족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나는 아직도 이탈리아에서 차를 빌려 로마에서 나폴리로 가는 길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마치 이 순간만큼은 한국인 듯싶기도 했다.



처음 오는 곳에 딱히 길도 헤매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그저 놀라운 일이었다. 호텔이 아닌 매번 현지인이 운영하는 집에 머물 수 있는 것 또한 신기했다. 모두 다른 집들을 찬찬히 구경하는 것도 그 나라, 그 도시를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재미였다. 나와 안사돈은 숙소에 대해서는 대부분 만족하는 편이었다. 좋으면 좋은 대로, 그렇지 않으면 그런대로 나름 그 공간에 우리를 맞추었다. 또한 두 엄마를 걱정하며, 고심 끝에 결정한 숙소들임을 알기에 딱히 불평할 마음도 없었다.


IMG_3220.jpg 나폴리 숙소



IMG_3213.jpg 주방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 나폴리 숙소





넷이서 한 숙소를 사용한다는 것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어른과 함께 다니면 어려운 점 중 하나였을 것이다. 첫 번째의 로마 숙소, 그리고 나폴리 숙소. 아직은 여느 호텔 못지않을 아주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내심 맘 써준 딸과 사위가 고맙기도 했다.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고, 여러모로 넷이서 한 숙소에서 불편하지 않게 지냈으니 말이다.



나폴리 숙소에서 짐을 풀고 곧장 점심을 먹으러 숙소 주변 식당을 찾아가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나폴리라는 지명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참으로 아름답고 풍광이 수려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첫날 경험한 나폴리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도 아무렴, 상관없었다. 이곳을 왔다는 그 자체가 마음을 들뜨게 했다. 사위가 있어서인지, 더 든든하고 무서울 게 없는 기분이었다. 안사돈은 카메오 반지를 사고 싶어 하셨다. 우리는 액세서리 가게만 보이면, 다가가 마음에 드는 것이 없나 하고 살펴보며, 즐겁게 지냈다.



로마와 분위기가 다른 나폴리에서 또 하루가 저물어 갔다.



IMG_2903.jpg 로마와는 다른 분위기의 나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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