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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Sep 11. 2015

무엇을 위하여 쓸 것인가


우연히 이런 글을 읽게 되었다.


미켈란젤로가 14살이 되었을 때 그는 보톨도의 문하생이 되기 위해서 찾아갔다. 그의 놀라운 재능을 본 보톨도는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너는 위대한 조각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기술을 더 닦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기술만으로는 안된다. 너는 네 기술로써 무엇을 위하여 쓸 것인가 먼저 분명한 결정을 해야 된다.”

그리고 미켈란젤로를 데리고 나가서 술집과 성당의 아름다운 조각상을 구경시켜 주었다.

“너는 성당의 아름다운 천사의 조각상이 마음에 드느냐 아니면 저 술집 입구에 있는 조각상이 마음에 드느냐? 너는 네 기술과 재능을 무엇을 위하여 쓰기를 원하느냐?”


위 이야기 자체에는 약간 종교적인 의미가 들어있지만 그와는 관계없이,


아차,

싶었다.


지금까지 난


어떻게 하면

커리어를 잘 쌓을 수 있을까

라든지


어떻게 하면

내가 하는 일을

그래도 조금 이라도 더  

즐겁게 할 수 있을까?

라든지


업무 스킬을 더더더 늘려야지!

라든지


하는 생각만 했다.


그러다 보니

사회생활 6년 차 정도가

되고 나니


이렇게 지금 그대로

열심히 실무하고 열심히 여행하고

하면 3년 후 5년 후의 난,,?

지금이랑 다르지 않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미켈란젤로가 아무리 조각 기술을 잘 길러본들, 그 기술을 뭘 위해 쓸 것이냐. 가 없으면 그건 그냥 기술일 뿐이라는 것이다.


나는 마케팅을 배우고

서비스를 배우고 홍보를 배워서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

무얼 위해 살 것 인가.


아직까지는

세상에 최소한 해는 끼치지 말자.

라든지

그래도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하자.

정도의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보상을 덜 해줄까 계산하는 보험 업계나 그릇된 사람을 변호한다든지 등.. (물론 개인적인 선호 일뿐.. 보험은 꾸준히 적립하여 목돈으로 치료를 도와주기도 하고 그릇된 사람을 변호하는 사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


자기합리화 일지 몰라도

더 많은 이가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한다든지 소상공인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본인의 사업을 홍보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든지 하는 나름의 명분은 가지고 있었다는 거다.


그런데 사실 그게

정말 자기합리화 일 뿐이라서

그리고 너무나도 막연해서

저 정도 가지고는

이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회사가 잘 돌아가려면 비전과 미션이 확실하게 전사에 공유되어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고 일해야 하듯이 나 한 사람 조차도 나의 비전?! 이 무엇인지 확신이 없으니 내가 뭘 위해 현재 이 일을 하고 있는 지를 모르겠다는 거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지만 (주절주절)

쉽게 끝날 고민은 아닐 것 같다.


다른 이들은 어떨까

무엇을 위해 쓰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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