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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Jun 07. 2017

무제

분명 30대에는 목표가, 꿈이, 것도 아니라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사실 열심히 찾지 않으면 이 나이가 되어도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긴 했다. 모른척 하고 싶었거나 잊어버렸을 수도..


대학생때 영화제 인턴하던 시절, 영화제 스탭들에게 물었었다. 영화가 하고 싶었는지,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신건지, 어쩌다 여기서 일하게 되었는지 등,


돌아온 대답은 다양했다.


어쩌다 영화제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하고 싶었던 건 다른 거였는데, 첫 걸음을 떼고 걷다보니 지금까지 왔네 등..


그때가 되어도 내가 하고싶은 일을 찾는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하고 나는 물었고 사람들은 그런 질문을 들어본지 오래된 것 같은 눈빛으로 그러게나 말이다, 하고 말하곤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막연하게 30대가 되면 뭔가 경력이 쌓일거고 연륜도 쌓일테니 어느정도 아 내가 이런 일을 하면 즐겁군요. 그러니 난 이런걸 하고 싶어요. 정도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헌데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소소한 것들은 늘어가고 이제서야 나란 인간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힘들어하는지 어렴풋이 알것 같긴 하다. (그래서 그게 오히려 겪어보기도 전에 내 잣대로 판단하는 편견이나 선입견이 될까봐 경계하고 있다. )


그렇지만 예전에 나와 같은 이십대 청년이 지금 나에게 왜 이 일을 하고 있느냐고 하고싶었던 일이냐고 묻는 다면.. 그때의 어른들과 다른 이야기를 할 자신이 없다.


나 또한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라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을 하니 그것 참, 싫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들에 의문을 갖지 않고 반복되는 일상을 걸어가고 있다면 나는 인공지능 로봇과 다를바가 없다.


이대로라면 40대 50대가 되어서도 그 어떤 질문에도 스스로에게도 대답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부단히 노력하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야한다. 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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