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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Jan 28. 2018

한겨울 물벼락

1/27 보일러도 얼고 수도도 얼었다

이 엄동 설한에 내가 집에서 물을 퍼내고 있을 줄이야.


1차 위기

한파의 영향은 이틀전부터 시작되었다.

일어나 뭔가 먹을까하고 싱크대의 물을 틀었는데 이게 왠걸 온수가 안나오네? 온수쪽으로 돌리면 아예 물 한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허. 보일러가 망가진 것인가. 난방은 되는데?


나가야 하는데 씻지도 못하게 생긴 상황..ㄷㄷ


포털을 뒤지니 보일러 아래 온수 밸브가 있는데 거길 녹이면 된다고 해서 드라이기를 밸브에 대고 시도해봤다. 한참을 해보고 안나와서 또 해보고 고정시켜놓고 또 해봤으나 안나옴. 한 두시간은 한 것 같다.

온스밸브가 오른쪽 두개 중 하난줄 알았는데 왼쪽에서 두번째였다..

다시 또 뒤져보니 아래쪽에 쇠로된 여러갈래로 내려가있는 얇은 관이 있는데 그곳이 각 방으로 온수를 보내는 데라고 거길 뜨거운 물로 녹여보라고 했다.

바로 저거 쇠로 된거..

포트에 물을 끓여 열번을 넘게 뿌렸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보고 관둬야지 하는 순간 펑하면서 온수가 나왔다. 4시간 만의 쾌거 ㅜㅜ 승리의 기분을 만끽하며 집을 나섰다.


2차 위기

그러고 호텔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오후 조카랑 언니랑 집에서 놀고있을 때였다. 먹을 걸 좀 주려고 싱크대 물을 틀었으나 물이 안내려가는 상황 두둥.. 개수대를 들고 흔드니 물이 내려가길래 되었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싱크대 오른쪽 아래 바닥으로 물이 철철 흘러나오고 있었다.. 왓더.. ㅋㅋ


갑자기 물바다가 되고 조카는 뛰어 다니고 멘붕ㅋㅋ 어떻게 어떻게 응급 처치를 해놓고 집 주인 아주머니를 불렀다. 다음날, 주인 아주머니가 아들이랑 함께 오셔서 보니 싱크대 아래 부분이 얼거나 막혔나보다 해서  아래 호스를 뽑아봤다. 호스 아래 부분의 관은 싱크대 옆 베란다로 연결되는데 아마 베란다가 추워서 그쪽이 언듯..

 우리 집은 필로티 형식에 2층이라서 베란다 아래쪽은 주차장이라 그런 것 같았다. 무튼 중간에 얼었는지 물은 내려가지 않았고 뜨거운 물을 부어놓고 기다려 보자 하셔서 뜨거운 물을 한 4,5컵 넣고 기다렸다.


일단 점심을 먹고 좀 쉬고 있는데..


주방에서 갑자기 콸콸콸 소리가 나더니 뜨거운물 부어놓은 곳에서 물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주방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었고 허둥지둥 바닥에 놓인 걸 다 올려놓고 물을 막아보려 했으나 계속 나와서 주방이 개울가처럼 변함..ㅋㅋㅋㅋ 하하하핳핳


다행히 방으로 이어진 곳엔 문지방이 높아서 방에는 안들어갔다..


모두 함께 물을 베란다로 퍼내고 수건을 적셔서 물을 짜내고 한참을 노동하던 중.. 갑자기 또 콸콸콸콸...왓더.. 물퍼낸 고대로 다시 물이 찼다.

(나중에 알고보니 역류한게 아니라 위층에서 물을 써서 그게 내려와서 넘친 거였다.)


바닥에 저 투명한 것이 그냥 다 물임


수리집에 한 30군데 전화해보고 겨우 한 곳을 불렀다. 다들 동파로 난리인지 올 수 있다는 곳이 거의 없고 그나마 한곳이 저녁 8시 되야 온다고 해서 기다리기로..


있던 약속도 모두 취소하고 햄버거 사다 먹으며 집에서 기다림.. 아저씨들이 와서 보시곤 베란다 바닥을 뜯고 언곳을 찾아서 녹여야 한단다 아마 담주 월요일은 되어야 해결될듯 ㅋㅋ


주방이야 뭐 아무것도 안먹고 안쓰면 되는데 우리 윗집은 세면대랑 연결되있다하니 거기서 세수하면 우리집은 또 물 난리나는 상황이라 그집은 씻지도 못할듯..


영하 10도 이하의 날들이 너무 오래 지속되다보니 아파트 1층 수도관도 다얼고 다들 세탁기 못쓰고 옆건물도 우리처럼 얼어서 벽을 뜯어서 수도관을 녹였다고 하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집들도 추워서 죽는다고 난린데 집이 없는 분들이나 밖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어떨지 감도 안온다.. 모두를 위해 어서 날이 풀리길..

길고긴 하루였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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