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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ug 17. 2018

오꼬노미야끼와 하이볼


송리단길에 가면 '군도'란 작은 이자까야가 있다. 간판도 잘 안보여서 지도 없이는 찾기도 어려운 그 곳.


처음 발견한건 몇달 전 이었다. 카페가 많은 것은 알겠는데 밤에도 송리단길에 뭐가 있긴 한가, 구경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들어가서 딱 앉았는데 왜 그 이자까야에 사면 기본 안주로 나오는 미역, 그걸 바로 주셨다. 근데 그게 엄청나게 맛있었다. 다른 데랑 비슷하게 새콤한 맛인데 고소하기도 한것이 엄청 맛있는거다. 참기름 한방울쯤 넣은 걸까?별거 아닌데 감동! 다른 것도 맛있을 거란 생각으로 주문한 오꼬노미야끼도 역시 맛있었다! 일본에서 먹었던 것 보다 더 찰졌다. 하이볼에 오꼬노미야끼, 고소하고 새콤한 미역반찬 한입 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이 순간이 행복 매거진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건, 맛도 맛이지만 아마 추억때문 일거다.

드라마나 영화에 보면 오래된 커플들은 항상 가던 그 곳이 있다. 근데 우리는 워낙 새로운 데 가는 걸 좋아해서 사실 그런 단골집이 별로 없다. 강남 근처에 살 때 몇군데 있었는데 잠실로 온 후에는 딱히 또 없었다. 근데 요 군도가 약간 그런 곳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엄청 자주가서 단골이라기 보단 둘이서 공감할 수 있는, 새록새록 떠올리며 즐거울 수 있는 곳이랄까. 둘밖에 모르는 아지트 같은 곳,  우리 오꼬노미야끼나 먹으러갈까?

 

#행복은_강도보다_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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