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인 저자가 그간 인터뷰를 통해 만난 사람들의 말에 본인의 경험을 더해 담백하게 엮은 책이다. 구구절절 맞는 말들이 가득했고 위로가 되는 구절들이 많았다. 인터뷰를 통해 만났던 사람들을 향한 저자의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사람들의 말속에서 이런 좋은 문장들을 기억하고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은 사람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혹자는 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본인이 쓴 책이라기보다 사람들의 말을 모아놓은 책일 뿐이잖아?라고.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우리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수많은 좋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살아간다. 근데 우리는 그걸 죄다 놓치고 있는 거다. 저자는 더 많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좋은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기억해서 이렇게 책으로 엮어 냈다. 그리고 우리에게 전달하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 준다. 감사해야 할 일이다. 책에서도 이런 부분이 나오는데 저자가 바라는 것은 내가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가 아니라 '이 저자의 책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일, 작은 통로가 되어 주는 일.'이라 했다.
머리맡에 두고 위로받고 싶을 때 꺼내보면 좋을 만한 책이다. 어떤 부분을 펼쳐 읽어도 그날그날 나름의 의미가 되어줄 문구들이라고 해야 할까
아래 적는 글귀들도 저자의 말이 아니라 저자가 인터뷰한 그 사람들의 말인 경우가 많다. 이 글은 내가 나중에 또 보려고 적어두는 글이므로 굳이 구별해서 밝히진 않..
47p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정답이었다. 한국에 있다고 슬로베니아에 있다고 행복한 게 아니었다. 같은 장소에 있다고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것처럼. 행복은 자신이 만든다는 말, 이보다 더 확실한 표현이 있을까. 행복은 잘 누리는 사람이 승자다.
77p
무뚝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성격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것은 인정해요. 그런데 자신은 무뚝뚝하게 있으면서 남에게 살가움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무표정하게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가장 편하지 않을까요? 사린에게 감정노동을 요구하면서 자기는 그런 거 못하니까 네가 해달라고, 그래서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말하는 구영에게 말하고 싶어요. 당신에게 귀찮은 일은 남에게도 귀찮은 일이라고.
157p
인생의 의미는 거대한 사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사건들이 퇴적되어 삶의 의미를 만들어 나간다. 오늘 내가 한 생각과 말, 들은 말들로 내 인생이 꾸려진다.
169p
타인의 평가에 자주 흔들리는 사람은 인생의 노선을 자주 바꾼다. 같은 일을 오래 하지 못한다. 자꾸만 옆길로 새다가 본질을 놓친다.
175p
'내가 너보다 위에 있어'라는 태도가 없으니 스무 살 차이 친구가 가능하다. 자신의 소싯적 이야기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꼰대다. 지금을 사는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면, 지금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199p
조언이라뇨? 조언 따위를 해대는 인간들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거나 사기꾼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달리세요. 굴러가세요.. 중략... 정체성은 어차피 찾아지지 않습니다. 세상도 마음도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니까요. 한 가지에 집중 못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구르는 돌에게 집중하라는 건 하기 싫은 일에 집중을 해야만 하는 늙은이의 이데올로기에 불과합니다. 존 라이든의 말처럼 서른이 넘은 인간의 말을 믿지 마세요. 더군다나 저 같은 바보의 말은 더더욱. 모든 답은 마음속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