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day Apr 07. 2019

모두를 토닥여줄 일드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주변인들이 내 최애 일드 '중쇄를 찍자' 보다 더 재미있다고 장담을 해서 궁금한 마음에 보게 되었다. 일명 니게하지. 대체 니게하지가 뭔가 했더니 제목을 줄여서 도망 부끄 = 이게 일본어로 니게하지였다 ㅋㅋ 제목부터 귀엽다니.. 


1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역시 내가 예상한 대로 청소 잘하고 밥 잘하는 전통적인 여성상을 강요하고 있군.. 쳇' 그러나 2화를 보자마자 너무나도 쉽게 판단한 나 자신을 반성했다.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구직 포비아에 시달리다가 가사일에서 적성을 찾은 26세의 미쿠리와 집안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은 깔끔한 36세 초식공대남 츠자키의 계약 결혼에 대한 이야기다. 계약 결혼이라니 뭔가 뻔하다고 생각했다. 십 년 전에 유행한 아이템 아냐?라고.. 그래서 1화를 보면서도 보다가 별로면 그만 봐야지 라고 생각하며 봤다. 그러나.. 2화에 접어드니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정도가 아니라 애초에 내가 생각한 것을 반박하는? 그것 외에도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그런 내용이었다. 전통적인 여성상을 강조하긴 커녕 오히려 가사노동에 대한 정당한 노동을 인정하고 금액을 제시한다든지 독신 여성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반성하게 한다든지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중쇄를 찍자'가 일과 가치관에 대한 내용이라면 '니게하지'는 인생 그 자체였다고 해야 할까. 


취준생, 초식남, 성소수자, 독신여성, 이혼녀, 이혼남에 미남, 인기남까지 그들 각자의 삶과 고충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쉽게 판단해버리곤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일상적으로 퍼져있는 그런 편견이 아니라, 편견이라고 생각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가 행하는, 상처를 주는 그런 말과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 거기다 육아와 가사노동 정리해고에 열정 페이 문제까지 사회 문제까지 녹여내다니! 칭찬해.. 


게다가 여주도 너무 예쁘고 남주도 매력 있다. 왓챠 코멘트 중에 '남주가 회를 거듭할수록 잘생겨 보이는 건 좋은 드라마라는 뜻'이란 코멘트가 있었는데 핵 공감. 여주도 남주도 볼수록 매력적! 여주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EXID 하니를 닮았다! 아닌가? 닮았는데! 무튼 예쁘다 예뻐. 이 둘 말고도 유리상도 카자미도 야스에도 누마타상이나 히노까지 캐릭터 하나하나 모두 사랑스럽다. 모든 캐릭터의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가 참 좋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도 참 주옥같다. 계약결혼이란 주제 하나로 줄거리를 퉁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대체 누가 이런 좋은 각본을 쓰나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중쇄를 찍자와 같은 각본가였다! 크 역시.  '노기 아키코' 란 사람. 게다가 아직 못 봤지만 또 많은 사람들이 극찬하는 '언내추럴'도 이 사람이 썼다고? 대단한 분..  (이렇게 되면 언내추럴을 안 볼 수가 없겠다)


남자도 여자도 주부도 직장인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드라마다. 마지막으로 니게하지의 주인공들과 명대사들로 마무리!


예뻐!


운명의 상대라는 말들 자주 하지만 난 그런 거 없다고 생각해. 운명의 상대로 만드는 거지. 의지가 없으면 지속될 수 없는 건 일도 가정(사랑)도 똑같은 게 아닐까?


나는 지금 급료를 받고 있으니까 일로서 완벽하게 집안일을 하자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만큼 열심히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귀엽다 앞에서는 모두 복종! 귀여운 건 최강이에요.


주부라는 일, 원래라면 노동의 대가는 임금으로 치러진다. 주부의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되는 걸까



감상은 왓챠플레이에서 가능! 


https://play.watcha.net/contents/tPjmJaR





매거진의 이전글 게으르지는 않았지만 부지런하지도 않았던 걸 알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