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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Sep 15. 2019

푸꾸옥 셋째 날!이라 쓰고 베스트웨스턴 후기라 읽는다.

그리고 푸꾸옥 섬에 대해

푸꾸옥의 셋째 날이 밝았다. 오늘은 오후에 비행기를 타고 호찌민으로 돌아가는 날. 조식이 그저 그랬기 때문에 그냥 조금 더 자고 근처에 세일링 클럽에 가서 아점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던 중 10시 반에, 전화벨이 울렸다.


베스트웨스턴에 가게 된 이유

처음 푸꾸옥 리조트를 고를 때, 메리어트를 갈까 생각했다. 허나 미리 예약하지 않은 데다가 추석 연휴라서 가격이 최고가로 상승해서 1박에 50만 원 정도였고 (예전 갔던 친구는 30만 원대였다고) 리조트보다 푸꾸옥 섬 구경을 좀 더 하고 싶어서 메리어트는 보류. 야시장에서 아래로 쭉 이어지는 번화 거리 근처의 해변가에 리조트가 쭈욱 있고 그 아래 조금 떨어진 곳에 노보텔과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가 있었다. 번화가는 오토바이로 다니면 될 것 같아서 가격 대비 수영장 시설이 좋아 보이는 베스트웨스턴으로 정했다. 시설은 노보텔이 좀 더 좋지만 서비스는 베스트웨스턴이 좋다고 해서 선택한 부분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처음 체크인해보니 역시 우리가 예약한 10만 원대의 sea view는 애매한 뷰여서 (바다 조금, 뒤에 마을 같은 타운 조금 보이는) 몇 개의 방을 더 추천받아 뷰를 살펴보고 5만 원을 추가해서 업그레이드를 했다. 


 

업그레이드 한 방의 뷰


4인이 묵을 수 있는 방이었고 전체적으로 좋았다. 그리고 여긴 모든 방에 인덕션, 싱크대, 전자레인지 등 주방이 구비되어있었다. 신기. 그래서 들어올 때 봉지라면을 사 왔는데 알고 보니 냄비 등의 식기는 5만 원을 내고 대여해야 한다고 했다 황당. 그거랑 수압이 좀 약했던 것 빼곤 수영장도 그렇고 시설은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 (아마 섬이라서) 

수영장 그리고 해변


헌데 에어컨이 전체적으로 소리가 좀 크기도 했고 특정 에어컨에서 약간 부품이 떨어서 흔들리는 것 같은?! 그런 소리가 계속 나서 몇 번 이야기하고 고쳐놓았다고 이야기했는데 가서 보니 그대로였고 그게 한 3번 정도 반복되었다. 마지막 날 밤에도 돌아와 보니 그 상태여서 또 이야기를 했고 오밤중에 방을 바꿔주겠다고 해서 가봤는데 무려 방 3개짜리 방이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 방은 또 너무 더워서 (한동안 안 써서 그랬을 듯) 그냥 원래 방에서 자기로 했다. 


문제의 전화벨

(어쩔 수 없으니) 거기까지도 괜찮았는데 문제의 전화벨이 울린 것이다. 다짜고짜 수리하는 직원인 듯한 여성분이 고치러 왔으니 문을 열라고 했고 나는 씻는 중이고 쉬는 중이라 그럴 수 없으니 이따 체크아웃할 때 이야기하자고 했는데 몇 번을 더 이야기하고 끊었는데 5분 후 또 전화가 와서 똑같은 말을 했다. 아니 내가 자고 있었으면 이 전화 때문에 깼을 게 아닌가. 이제는 좀 화가 많이 나서, 체크아웃하면서 불편함을 다 이야기했다. 기존에 이야기 나누던 호아란 슈퍼바이저가 없어서 다른 분께. 


다행히 죄송하다고 하시며 추가 숙박이나 식사권에 대해 이야기했으나 우린 이미 다른 곳에서 밥을 먹고 싶었고 오늘 가야 했고 등 받을 수 없는 호의였고 원치도 않는 부분이었다. 받지 않으니 어디선가 총괄 매니저 인듯한 서양 남자분이 오셔서 사과하며 다시 자초지종을 듣고 (이것도 지침) 피드백에 감사하며 사과하시더니 숙박 할인을 제시했다. 솔직히 이미 숙박도 다 해서 뭘 바라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으나 원치도 않는 식사 등을 제시해서 황당했는데 할인이라는 것이 있을 줄은 몰랐고, 뭔가 보상을 바라고 클레임을 건 기분이 들어서 찝찝하기도 해서 몇 번 거절했다. 아마도 매니저는 당연히 그걸 우리가 받아야 서로가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고 나도 간사한 사람이다 보니 알겠다고 그 할인을 받아들였다. 기분이 좀 묘하고 찝찝했지만 매니저 요한은 베트남 직원 분들과 의사소통을 더 잘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할 것이며 너네가 피드백을 자세히 줘야 우리도 더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라며 이야기해주어서 정말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았다. 


베트남의 다른 리조트도 못 가봤고 (호찌민 호텔 서비스는 매우 좋았음) 푸꾸옥의 다른 리조트도 가보질 못해서 비교할 수도 없어서 굉장히 객관적이지 못한 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국내 포털에 베스트웨스턴 후기가 많지 않아서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주방식기 대여비가 있다는 것만 알고 간다면 가격 대비 좋은 리조트라고 생각했기에. 


결론적으로 

에어컨/수압을 제외한 룸 컨디션은 좋았고 조식은 보통, 수영장 시설 최상,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좋음, 특정 사건에 대한 대응은 아쉬웠고, 공항 픽 드롭 서비스는 개인에 맞춰 잘해줘서 매우 좋았고 오토바이 렌트도 로비에 이야기해서 편하게 했다 (20만 동). 스파도 한번 받아보고 싶었는데 위 사건 때문에 그냥 취소해서 후기를 못 남겨 아쉽. 야시장에서 이어진 번화 거리까지는 오토바이로 10분 정도면 이동 가능하고, 아래쪽으로 인터컨티넨탈 바나 세일링 클럽은 오토바이로 5분 거리라서 리조트 수영장과 해변을 누리고 밤에 살짝 움직이기에 괜찮았다. 공항까지도 10분쯤. 아 그리고 노보텔과 베스트웨스턴 사이에 마치 분당 카페 거리 같은 타운이 형성되어 있는데 입점한 가게는 아직 10개 내외고 리꼬르도란 파스타집(맛있는 편), 한식집, 카페 2~3개, 더 베이란 마사지샵 (한인 운영/깔끔/무난) 등의 가게가 있어서 번화가 안 가도 조식> 수영장> 타운에서 점심/커피> 수영장 등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 타운이 좀 더 꽉 차면 더 놀기 좋으려나. 


타운의 전경과 마사지샵


우리는 아직 배낭여행자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흥겨운 나이트 라이프를 찾아 헤매는 스타일이라 다음에 온다면 번화가 쪽 해변가의 리조트에 가거나 아예 메리어트에 갈 것 같다. 



푸꾸옥 섬에 대해

푸꾸옥은 캄보디아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을 위치에 있다. 베트남의 왼쪽 끝, 캄보디아 아래. 역시나 찾아보니 캄보디아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국력이 약해 작은 목소리로), 역사적으로는 70년대 전쟁에서 이긴 베트남의 전유물 같은 섬이었다. 


2010년엔 23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고 2012년 신공항이 문을 열고 3년 후 2015년엔 85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으며 2018년 즈음엔 6월 한 달 방문객이 34만 명을 육박했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에 빈펄 랜드가 지어졌다고 하니 관광지로 개발된 것은 꽤 되었으나 최근 2~3년 사이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어서 실제로 내가 목격한 것도 잘 닦인 도로와 엄청난 공사현장들이었다. 좋은 리조트들이 최근 2,3년 내에 지어져서 시설이 최신식이다, 라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 같고 메리어트는 작년(18년) 가을쯤 오픈했고 그즈음 직항도 마구 생겨났다.


대략적인 지도. 메리어트는 섬의 오른쪽에 있다.


이번에 푸꾸옥 섬을 보면서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는데 나는 현지민들의 삶이 있는 곳을 원한 다는 것이었다. 사람 사는 곳에 가고 싶고 그 거리가 좋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며칠이나마 그걸 엿보고 싶고 섬에 가서도 그걸 바라는 것 같다. 그래서 관광지 보다도 거리의 카페나 술집에 더 가고 싶어 한다. 한데 푸꾸옥은 왠지 해당 섬에서 사람들의 삶이 발전하기 전에 거대 자본이 들어와 큰 리조트를 지어버린 느낌이었다. 대체 섬사람들은 어디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섬. 오토바이를 타고 야시장을 지나 (구) 공항 근처까지 가보니 그곳엔 그래도 좀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아마도 (구) 공항을 중심으로 조금 발전하다가 최근 거대 자본의 유입되면서 휴양지로 엄청나게 개발되고 있는 듯했다. 


예를 들면 태국의 치앙마이나 빠이 그리고 코따오나 코파얌은 현지 사람들의 삶도 보이고 관광객도 보인다. 헌데 세부나 코타키나발루는 현지인들의 삶을 엿보기엔 접근이 너무 어렵고 잘 보이지 않고 리조트 중심, 택시 이동 중심이다. 푸꾸옥은 너무 짧지만 이틀간 체험의 느낌으론 후자에 좀 더 가까웠다. 


혹자는 이 글을 읽으면 아니 그럼 게스트하우스에 가거나 현지민 동네에 가서 묵으면 되지 리조트에 가놓고 무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인정. 좋은 리조트도 즐기고 싶고 현지인들의 삶도 엿보고 싶은 욕심이 맞고, 적당히 좋은 (메리어트나 베스트웨스턴 같은 데 말고) 해변가 리조트에 묵으면서 사람들이랑 한잔 할 수 있는 곳을 바라는 게 맞다. 푸꾸옥 또한 다른 지역에 며칠 더 묵으면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다음엔 다른 섬에 가게 될 것 같다. 코파얌은 또 가고 싶지만 푸꾸옥은 아니란 결과?! 안타깝지만 그게 사실이다. 


그래도 베스트웨스턴의 수영장은 너무 좋았다. 다음에 또 푸꾸옥에 간다면 시간/비용/거리 대비해서 리조트 휴양을 즐기기 좋은 곳이라 선택하게 될 것 같은 :) 급 마무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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