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3년 10월
다이빙하러 세부를 찾았을 때,
다이빙 아니면 여기 안 왔을 거야, 담엔 또 안 올래 너무 패키지 관광의 섬이네.
라고 투덜댔었던 나는, 결국 5개월 만에 세부를 다시 찾았다... (왜죠) 비용과 시간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고 고래상어를 보고 싶다는 그의 바람도 한몫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여유로운 유영을 즐기거나 고래상어와 교감을 하거나 하는 등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고래상어는 뭔가 시간에 쫓기고 사람들에 쫓겨 다니는 체험이었던 것 같다. (고래상어는 막탄섬에서 3~4시간 차 타고 가야 하는 오슬롭에 있는데 고래상어는 오전 11시~12시 사이에만 볼 수 있다....)
혹시라도 또 가게 된다면 1일 투어도 신청 안 하고 그냥 가리라 그리고 가서도 사진 찍는 거 신청 안 하고 그냥 보리라 (사진 때문에 필리핀 아저씨들이 엄청, 물에 넣어주셨다. 사진을 찍기 위해! 어서 물속으로 들어가라며..)
아니 다음에 또 갈 일이 생긴다면 그냥 처음부터 오슬롭이나 아래 지역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처음에도 그런 고민을 했었지만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포기.. 다음엔 꼭!
그리고 화이트 샌드 리조트에 묵었는데 사람도 많이 없고 조용하고 참 좋았다. 엄청 고급 리조트 느낌보다는 동남아의 정겨운 리조트 느낌. 내가 딱 좋아하는 그 느낌. 특히나 방앞에 음 테라스? 가 참 좋았다.
뭐 여전히 세부의 하늘은 맑다 좋다
세부에 온 한국인들은 잘 걸어 다니질 않는다.
택시를 타거나 리조트 차를 타거나.
어딜 가나 동네 걸어 다니길 좋아하는 우리는 어디 한 번 걸어본다.
리조트 앞을 걸어 카페를 가고 있자니
투어 가자는 선장님
팔찌 사달라는 아이들
의아스럽게 쳐다보는 아주머니들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리조트 앞 해변도 멋지다
방앞에 있던 공간
물소리를 계속 들으면서 앉아있기에 좋았다.
고래상어 만나러 오슬롭 가는 길
중간에 점심 먹은 곳인가?!
고래상어는 오슬롭 앞바다에 먹이를 먹으러 오전에만 다녀가기 때문에 오전에만 (12시 전?) 볼 수 있다. 세부에서 3~4시간이 걸리니까 7시에 출발해도 가자마자 바로 들어가야 고래상어를 볼 수 있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사진 찍어줄까? 하길래 얼떨결에 좋아 오케이! 해버린 우리는...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했다 하아. (아 물론 유료, 비싸진 않았었..)
구명조끼를 입고 고래상어 근처에 하나 둘 떨어뜨려 준다. 고래상어가 나타날 때마다 소리를 쳐 알려준다 저기! 저기! 오버 데얼!! 그러면 모두가 그쪽으로 고래상어를 보러 헤엄쳐감..ㅜ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거기다가 사진을 오케이 했던 우리에겐 아저씨들이 다가왔다 @_@
아저씨는 우리랑 고래상어랑 함께 찍어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고래상어가 우리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원! 투! 쓰리!!! 를 외치며 물속으로 쑤욱 집어넣어서 사진을 찍어줬다. 첨엔 뭐가 원투쓰리인지 모르고 진짜 갑자기 물속에 집어넣어서 패닉에 빠졌지만 몇 번 하고 나니 원! 투! 할 때쯤 숨을 들이켜고 있는 나를 발견..
눈에 고래상어를 담을 시간에 자꾸 사진을 위해 물속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했다. 내가 상상했던 건 고래상어와 함께 헤엄치는 장면이었으나.. 난 구명조끼 없이 수영을 할 수 없을 뿐이고..-_-
그래도 그 덕분에?! 카메라 하나 안 가져간 우리 손에 남겨진 고래상어 사진..!
고래상어는 정말 엄청 컸다. 고래상어가 먹이를 먹으려고 물을 흡입할 때면 거기 빨려 들어갈까 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ㅋㅋ
안녕 고래상어
다음엔
다른 곳에서
고래상어가 아닐지라도
다이빙으로
물고기와 고요히 잠겨있기를 택하겠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