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오늘 하루는 성실하게 #9

by 야무JIN

어느새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오고 있다. 트렌치코트를 입을 일 없이 날이 쌀쌀해질 것을 생각하면, 해가 갈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만 같다. (나이가 드는 게 이런 기분일까) 올해 마지막 북클럽 도서는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이었다. 북클럽 멤버의 추천 도서로 읽게 되었는데, 읽는 내내 다정한 작가님 덕분에 꽤나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작가님은 아래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일부 문장을 예시로 들면서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거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천재 화가조차도 그림을 그리는 게 쉽지 않은 날이 있었다는 데, 나도 하다 보면 언젠가 좋아질 때도 있겠지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나 역시 일을 잘 끝낸다고 생각하고 넘겼는데 자잘한 실수가 있다거나,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지 않을 때 이 문구를 떠올리면 왠지 위로가 된다.


나에게는 한 가지 콤플렉스가 있는데, 바로 직장을 옮긴 횟수에 비해 연차가 짧다는 거였다. 다 나름의 이유가 가 있어서 나왔고 후회는 없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직장에서 힘든 일을 버티지 못하고 쉽게 그만두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걱정이 많았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도 1년을 채우고 나갈지 조금 더 다녀볼지에 대해 선택의 기로에 섰던 적이 있었다. 주변에 의견을 구하기도 하고, 나 역시도 이번만큼은 꼭 2년을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있는 회사에 스테이를 하게 되었다. 0년 차 보다 1년 차에 다이내믹하고 어려운 과제들이 산재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있고 좋은 매니저, 동료들과 연이 닿으면서 포기하지 않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쉽게 포기하고 나갔으면 얻지 못했을 이 경험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어떤 일이든 한번 승리를 하고 나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나는 안 돼'라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그래서 힘들다고 금세 포기해버리지 말고, 무엇이든 조금만 더 해 봤으면 좋겠다.


지금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지 혹은 지금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더 일할 수 있을지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어느 곳에 가서도 지금의 상황이 힘들어서 쉽게 포기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헤쳐나갈 수 있는 담대함과 회사를 더 다녀도 되겠다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직장 생활은 연차에 비례해서 상처 받을 일이 늘어나게 되는 것 같다. 해가 갈수록 노련해지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상처 받을 일이 계속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나에게 상처가 있다면 모른 척 내버려두지 말고 상처 가까이로 가서 무엇 때문에 생긴 상처인지 어떻게 하면 아물 수 있을지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회고 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거나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난 경험이 있다면 작가님의 말을 떠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용서는 상처를 없었던 일처럼 덮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쏟아부을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몰두했던 내 소중한 에너지를 거두어들이는 행위이다.

그 에너지를 당신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쏟아 보아라. 어쩌면 그와 상관없이 당신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그것이 최상의 복수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지만, 한 때 과거의 상처로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이제는 에너지를 쓸 데 없는 곳에 쓰지 않고 내 소중한 에너지를 지킬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다. 올해는 조금 더 나 자신의 사랑하고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쏟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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