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니 Aug 21. 2022

사근사근

어디서 배워요?


부드러운 말투와 친절한 태도를 가진 사람을 보고 ‘사근사근하다’, ‘싹싹하다’고 한다.

그런 사람을 보면 참 신기하고 부럽다. '어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자랐길래, 뭘 먹고 살길래...'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숲 공부(이하 에코)를 하러 갔다가, 한 기수 선배와 말을 하게 되었는데 그분 말투가 참 부드럽고 사근사근했다.

숲을 지날 때 앞장선 에코 대장이 알려주는 풀 이름을 못 알아듣고 한 번 더 물으면 친절하게 대신 잘 알려주고.

내가 매미 허물 하나를 채집해서 가방에 넣는 걸 눈여겨보고는 나중에 또 매미 허물을 발견하자 

“샘, 여기요~”하고 씽긋 웃으며 알려 주었다.

숲을 빠져나와 밭에 난 키 큰 풀을 보고

“모시풀?”하니

역시나 씽긋 웃으며 “돼지감자”이라고 알려주었다.

숲에서 이미 모시풀을 많이 보고 왔는데도 불구하고 그새 못 알아본거였다.



에코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계산을 그분이 했다. 더치페이하기로 하고 헤어진 다음 밥값을 송금하려고 톡으로 계좌번호를 받은 잠시 후 뜻 밖에 전화가 걸려왔다. (우린 그날 초면이라 전화번호 저장이 되어 있질 않아서 보이스톡이 온 거다.)




다름 아니라 오늘 자신이 섭외한 에코대장님 설명이 좀 부실했던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했다.

난 전혀 그렇지 않다고 좋은 경험이었고 많이 배웠으니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대답했는데 그분은 거듭 미안하다고 했다.

이렇게 세심한 것까지 생각하고 마음을 전달하는 사람이 참 오랜만이란 생각이 들어 마음이 훈훈해졌다.



사근사근하다는 건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있다. 친절한 마음을 품고만 있어서는 안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분은 부드러운 말투와 미소로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유아숲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도 참 잘 할 것 같다.

나도 좀 사근사근하고 싶은데, 이런 건 어디 가서 배워야 할까. 






쑥부쟁이,  뽕모시풀, 은꿩의 다리


쇄무릎, 은꿩의 다리


쇠무릎, 은꿩의 다리


참취


매거진의 이전글 팽나무 그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