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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UXer Apr 03. 2023

추천에 관하여

추천에 대한 3가지 오해들을 풀어보는 글

따사로운 봄햇살이 하루 하루를 즐겁게 해주는 요즘입니다. 이럴 때는 퇴근하고 집에 바로가거나 어디 실내에 들어가기보다는 야외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꽃향기를 맡고 싶습니다. 지도 앱에서 과연 그런 내 마음을 알아줄까요?

네이버지도에서의 벚꽃명소 추천

안타깝게도 추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군요. 단지 '벚꽃명소'라는 바로가기가 추가된 정도입니다. 눌러도 내 주변이 아닌 전국의 벚꽃명소로 이어지구요. 몇번 더 조작해야지 비로소 내 주변의 벚꽃명소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이 UX를 디자인할 수 있었다면 그럴듯한 명소만 찾아보는 게 아니라, 내 일상 주변의 숨겨진 장소들을 더 볼 수 있도록 했을 거에요. 서비스에서만 콘텐츠를 주도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는 공간과 기본적인 콘텐츠만 제시하고, 실제 콘텐츠는 여러 다른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해서 올릴 수 있도록 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의 직장/학교, 집, 또는 자주 오가는 경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박하지만 산소같은 공간들을 추천해 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추천'에 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1. 추천은 개인화이다

추천은 개인화이면서 개인화가 아닙니다. ㅎㅎ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연상하게 하는 답변인데요. 웃자고 하는 농담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인기상품이나 신상품을 추천하는 것은 개인화하고는 상관없습니다. 단지 인기있는 상품이니까 추천하고, 새로 나온 상품이니까 추천하는 것 뿐이니까요. 

전통적인 추천방식 (오아시스)

그런데 추천에 개인화가 접목되면 추천의 효과가 배가될 수 있습니다. 인기상품 중에서 고객 개인에게 더 적절한 상품들만 보여주거나, 신상품 중에서 고객이 선호하는 카테고리에 한정해서 보여준다면 추천은 동시에 개인화가 될 수 있습니다. 


2. 추천은 인기있는 상품을 더 잘 노출하는 것이다

인기나 신상품만 추천했을 경우에는 전체 상품 중에서 일부만 계속 노출되는 효과가 갈수록 높아집니다. 이렇게 더 노출됨으로써 더 인기가 높아져서 다시 추천되는 상품/정보들을 Hot Item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쇼핑몰에 상품이 1000개가 있다면 불과 100여개 미만의 상품들만 꾸준히 노출됩니다. 쇼핑몰들의 상품 목록(PLP)은 보통 인기도 순으로 나열되니까 문제가 지속적으로 순환 반복됩니다.

롱테일의 법칙. 소수의 아이템들만 계속 인기를 구가한다?

그렇다면 인기없는 Cold Item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에는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추천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인기(Best), 신(New) 상품 외에 참신한(novelty), 뜻밖의(serendipity), 폭넓은(diversity) 추천 방식이 점차 도입되고 있는 것이죠.

전통적인 추천(Best, New)에서 새로운 추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사용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이나 정보가 꼭 인기있고 새로운 것이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인기/신상품이라는 범위만으로 사용자 니즈에 부합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구요. 때문에 최근에는 얼마나 참신한가? 뜻밖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가? 아예 기대도 안했던 새로운 영역을 제시하는가? 라는 관점에서추천이 진화되고 있습니다. 

추천의 여러가지 방식들

가장 기본적으로는 익숙한가? 참신한가?에 의해서 구분됩니다. 참신한 것들 중에서 적절하지만 기대안했던 추천 방식이 뜻밖의(serendipity)입니다. 왠지 마음이 설레어지는 단어죠? ㅎㅎ

그런데 때로는 전혀 생각도 못했던, 그리고 사용자 본인의 취향에 적절하지도 않은 추천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폭넓은(diversity) 추천으로 흔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곳으로 데려왔다'고 표현할 때의 그것입니다. 


3. 추천은 사용자와 아이템을 매칭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 세번째 오해가 가장 일반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이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시면서 고개가 갸우뚱하실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틀립니다 ㅋ


추천의 유형은 다음과 같은 6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아이템 기반의 추천: 현재 보고 있는 카테고리내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 추천

2.아이템 기반의 추천: 현재 보고 있는 아이템과 연관된 아이템 추천 (메타데이터나 태그를 활용)

3.사용자 기반의 추천: 유사한 다른 사용자들의 선택을 추천 

4.사용자-아이템 매칭: 이전의 활동 이력(검색, 조회, 구매, 공유, 저장 등)에 기반한 추천

5.사용자-아이템 매칭: 이전 활동 이력과 연관된(더 새롭거나 폭넓은) 다른 아이템 추천

6.사용자-아이템 매칭: 이전 활동과 거리가 먼 엉뚱한 아이템 추천 


아이템 기반의 추천은 해당 상품과 (보편적으로) 함께 구매되거나, 맥락상 같이 거론되는 ‘연관된 다른 아이템’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연관된 다른 아이템 추천은 통계적인 통찰(Insight)이나 각 상품을 담당하는 MD의 판단에 의존합니다.

연관성과 유사성에 기반한 추천이 함께 제시될 수도 있고, 여기에 (동일 카테고리내) 인기도 등이 함께 제시되는 경우도 많다 Instacart, target

사용자 기반의 추천은 추천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본인과 유사한 다른 사용자의 취향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보통은 개인화에서 언급했던 프로파일을 기준으로 추천이 이뤄지지만, 최근에는 좀 더 구체적인 서비스 경험에 밀착해서 추천을 진행합다. 

‘동일한 팬들이 좋아하는 다른 아티스트들’을 추천하거나, ‘같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선호하는 장소, ‘같은 상품을 찜한 사용자들’의 관심 상품을 보여주고 있다 

'사용자 기반의 추천'은 사용자 본인도 모르는 특정 프로파일에 기반한 추천보다는 ‘같은 팬, 같은 지역 주민, 같은 상품 찜한 사용자’가 더 시의적절할 수 있습니다. ‘사람간의 연결’이 이 경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사용자들이 더 체감할 수 있는 추천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연결 매개체를 이용하는 것이 맞을 지 우리는 UX적으로 고민해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추천에 대한 3가지 오해를 살펴봤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제가 얼마전에 출판한 책 'UX/UI 디자인 완벽 가이드: IA와 유저 플로우 편'에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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