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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UXer Jul 26. 2023

국립중앙박물관

지난 토요일, 금융연수원에서의 오전 강의가 끝나고 집에 가던 발길을 돌려 이촌동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했다. 3호선을 타고 가던 중이었는데 5정거장을 남겨두고 충무로역에서 문득 변덕을 부렸던 것이다. 새로 산 올림푸스 e-p7을 테스트해보자는 마음이 있었다.

그 날 찎은 사진들을 돌이켜보니 북촌 내려가는 길에 경복궁 민속박물관을 보고서 박물관에 가자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충무로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고 25분여만에 중앙박물관에 도착~ 비가 살짝 내렸지만 우산 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지만 인파를 피해서 그나마 한적한 전시관을 찾았다. 어짜피 목적은 사진 찎는 것이었으니..


천년의 시간을 잘도 건너뛰어 다닌다. 타임머신이 따로 없다.


이 사진은 언뜻봐도 비례가 약간 뒤틀려있는데 정중앙에서 찍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거의 맞았는데 약간의 좌우 틀림이 (특히 가운데 수평선 부근에서) 발생한다.


경주박물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전시물들. 사물은 움직이기 않기 때문에 찍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박물관 내부가 어둡기 때문에 감도(ISO)와 조도(Apperture)를 잘 조절하는 게 포인트다. 그리고..


풍경 사진에서는 거의 안만졌을 색온도(White balance)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색온도를 자동으로 놓게 되면 실제 사물의 색이 제멋대로 왜곡된다.


조명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전시물에 비춰지는 빛을 잘 감지해내지 못한다면 위 사진처럼 초점이 잘못 잡히는 문제가 발생한다. 조리개를 좀 더 열었어야 했다.


중간에 유리가 있어서 빛을 잘못 잡으면 유리에 비친 빛이 기껏 찍은 사진을 망치기도 한다


이건 조금 잘 찍은 듯...


공간감을 담을 때에는 수평 또는 수직선 중에 하나를 기준선으로 잡아야 한다. 광각 사진에서는 둘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할 때도 많은데.. 대부분은 수평선을 기준으로 하면 좋지만, 때에 따라서는 가운데 수직선이 똑바로 서 있느냐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눈의 이질감을 덜하게 해준다.


나는 대부분 서있는 높이 그대로 사진 찍기를 좋아하지만 구도를 다르게 하고 싶을 때에는 숙이거나 앉을 필요가 있다. 일단 사물을 사방에서 둘러보고 어떤 각도로 찍을 지 정한 다음, 뷰파인더에 들어오는 여러가지 구도를 예민하게 테스트해보다가 이거다 판단되는 시점에서 셔터를 누른다.


한시간 밖에 안있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집에 가자~


올림푸스 e-p7은 진짜 언더독이다. 올림푸스가 경영난에 처하면서 사람들 관심사에서 멀어졌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임에 틀림없다. 풍경 사진에 이어 사물 사진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사실 카메라에는 렌즈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14-42 번들 렌즈를 썼음에도 이전에 바다에 퐁당 빠뜨렸던 OMD-EM10 mk3보다 뛰어난 사진 품질을 보여주었다.


이제 동영상을 제외하고 테스트는 얼추 끝났다. 작고 이쁘고 조작감이 뛰어나면서도 나쁘지 않은 사진 품질을 보여주었다. 이쯤되니 렌즈 욕심이 고개를 쳐들지만.. 렌즈까지 사면서 진짜 좋은 품질의 사진을 찍는 것은 소니 fe 렌즈들에 맡기는 게.현명할 것 같다. fe 렌즈는 줌렌즈 두개에 단렌즈만 무려 다섯개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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