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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나트립 Jul 11. 2018

두바이 마리나 다우 디너 크루즈

5 스타 뷔폐디너

두바이 다우 크루즈는 두바이 야경을 가장 로맨틱하게 즐길 수 있는 투어 중 하나다.
특히 두바이 마리나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의 경우, 두바이 마리나 요트 클럽과 마리나 몰과 같은 현대적이고 화려한 빌딩들이 밝히는 불빛들과 주변의 풍경이 어우러져 두바이 야경의 엑기스를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낭만적인 두바이를 경험하고 싶었던 나는 그렇게 두바이 마리나를 향한 너무나도 당연한 발걸음을 옮겼다.

두바이 마리나에서 크루즈를 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메트로(전철)나 트램의 Jumeirah Lakes Towers 역에서 하차하는 것이 가장 접근성이 좋다.
역에서 크루즈 탑승 장소까지는 대략 55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걸어간다면 15분 이상은 소요가 된다.
택시를 타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편리한데, 마리나 몰 앞에서 내리면 도보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식사가 제공되는 디너 크루즈 외에도 일몰 크루즈와 단순한 사이트싱 크루즈 등... 두바이 마리나에서 출발하는 다우 크루즈(Dhow Cruise)는 종류가 다양하다. 나는 선선한 날씨와 함께 편안한 야경을 즐기기를 원했으므로 저녁 8시 30분에 출항하는 디너 크루즈를 선택했고 그중에서도 고급진 분위기가 매력적인 '5 스타 다우 디너 크루즈'를 골라서 예약했다.



크루즈 출발은 8시 30분이지만 체크인은 8시까지 완료가 되어야 하고, 배에 올라타기 전에 두바이 마리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할 마음이어서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 길을 나섰다. 택시에서 내려서 바라본 두바이 마리나의 밝은 밤 분위기는 벌써부터 마음을 설레게 했다. 마리나 몰과 그 앞 쪽 산책로를 따라 정박되어 있는 요트들, 그리고 주변 레스토랑과 빌딩들의 불빛이 바다를 가까이 두고 있는 도심의 느낌을 전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선착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여러 척의 배들 중에서 흰색과 푸른색 불빛으로 은은하게 장식된 꽤나 럭셔리해 보이는 배가 눈에 들어왔다. 예약 바우처에 기재된 탑승 장소가 이 곳이 맞으니 저것은 분명 내가 탈 배가 맞다. 첫눈에 내가 잘 골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박해 있는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입구에서 한 번, 배 바로 앞에서 또 한 번, 총 두 번의 예약 확인을 한다.



배에 오르기 전,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향수!
일종의 손세정제라고 할까? 고대로부터 향수 산업이 발달했던 아라비아답게 상쾌하고 달콤한 향기가 은은한 액체 손향수를 아랍식 황동주 전자에서 조금 따라준다. 두어 방울 손바닥에 떨어뜨려진 그것을 살살 문질러 기분 좋게 냄새를 맡으며 배로 향했다. 배로 오르는 입구쯤의 바닥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붉은 카펫도 깔려 있다. 본격적인 환대 서비스를 풀가동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다우 디너 크루즈는 배가 또 하나의 레스토랑이다. 특히나 오늘 내가 경험할 이 것은 크라운 플라자 호텔과 케이터링 계약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호텔 뷔페 레스토랑을 살짝 옮겨온 것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그래서 이 투어는 이름부터 '5 스타 다우 디너 크루즈'다.



배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다. 1층 혹은 2층... 어디에든 원하는 곳에 앉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2층을 선호한다. 나도 당연하게 2층으로 올랐고 그중에서도 선수의 가장 앞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차가운 손 타월과 달달한 데이츠(대추야자)를 서브한 뒤에 웨이터가 원하는 음료를 묻는다. 나는 시원한 맥주를 그리고 함께 한 일행은 화이트 와인을 선택했고, 곧바로 제공된 그것들을 홀짝이면서... 아직은 크루즈가 출발하기 전,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을 배경으로 기분 좋은 두바이 마리나의 불빛들을 천천히 음미했다. 



오후 8시 30분! 정확한 시간에 맞추어 정박해 있던 선박이 천천히 움직인다. 두바이 마리나 존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배의 양 옆으로 펼쳐진 미끈한 빌딩들이 서서히 뒤로 물러나고 또 다른 건물과 풍경들이 다가오기를 반복한다. 



물 위에 떠 흐르는 레스토랑에서 낭만적인 저녁식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던 승객들로부터 일제히 낮은 탄성이 흘렀다. 기분 좋은 저녁!  순간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아름다운 경치는 음식의 맛을 한층 풍요롭게 한다. 크루즈 출발과 함께 시작된 본격적인 디너 뷔페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던 이유가 그것인지도 모른다.



뷔페 음식은 1층과 2층에 모두 세팅이 되었는데, 1층에서는 셰프가 즉석에서 파스타 쿠킹을 해주기도 했다. 



다양한 맛의 치즈와 신선한 과일과 해산물 요리들이 입맛을 돋웠는데 특히 나를 매료시킨 것은 아랍식 빵인 쿠 부스(khubz)와 아랍식 소스인 훔무스(hummus)였다. 쿠 부스에 훔무스를 찍어 먹는 조합은 완벽한 찰떡궁합이었고, 향신료가 들어간 양고기 요리와 울금과 샤프란으로 향과 색을 낸 노란색 밥도 내 입 속을 행복하게 했다. 역시나 5성급 호텔 레스토랑의 케이터링 서비스의 수준이 엿보인다.

식사 도중에도 주류나 음료가 더 필요하지 않는지 웨이터들이 묻고 체크하면서, 끊기지 않게 계속해서 서비스를 하는 섬세함도 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데 크게 한몫했더랬다.(알코올 음료는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시원한 맥주와 화이트 와인이 내내 함께 곁들여진 크루즈 디너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사실 얼마나 있겠는가!  



이 와중에도 항해의 궤적에 따라 두바이 마리나의 풍경은 계속해서 바뀌어 갔다. 현대적인 빌딩들 사이로 살포시 얼굴을 드러내곤 하던 무슬림 사원들도 아름다운 조명으로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을 뽐내었고,


 

2019년에 완공 예정이라는 두바이 아이(Dubai Eye)도 어둠 속에 드리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바이 아이(Dubai Eye)는 런던 아이(London Eye)와 같이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대표적인 대관람차인데 'Blue Water Island'라는 인공섬 위에 세워질 예정이다. 



두바이 마리나 존의 화려한 경치를 배경 삼아 고급스럽고 여유 넘치는 디너를 즐기는 시간은 대략 2시간, 저녁 8시에 출발했던 배가 같은 장소로 돌아오면 밤 10시다. 만족스러운 음식과 사랑스러운 와인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아직 두바이 마리나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낮처럼 환한 이 곳을 이대로 떠난다는 건 이 화려한 도시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배에서 내려선 나는 한껏 좋아진 기분을 그대로 안고 두바이 마리나 존의 산책로를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이 날 호텔로 돌아간 시간은 아마도 무척이나 한참 뒤의 일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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