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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나트립 Feb 11. 2019

[아부다비] 금커피, 그리고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  

두바이에 버즈 알 아랍 호텔이 있다면, 아부다비에는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이 있다.

버즈 알 아랍이 7성급이네, 에미레이트 팔레스가 8성급이네... 서로들 경쟁하듯 호들갑을 떨지만 호텔 등급을 결정하는 국제 기준은 5성이 끝이다. 다른 5성 호텔들과 같은 급으로 묶이기엔 짓느라 들인 돈과 유지하느라 들이고 있는 비용이 너무 크게 차이가 나니... 억울한 마음에 7성급, 8성급을 들먹이는 것이고 사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게 자화자찬을 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을 만큼 화려하고 격조가 있으니까...

이처럼 지나치게 화려하고 부티 나는 호텔 중에서 오늘은 아부다비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을 소개한다.

사람들에게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은 단순한 호텔이 아니라 아부다비 여행 중 커다란 하나의 볼거리인데, 이 호텔을 단순히 구경만 하려는 방문객의 출입은 허락하지 않는다. 호텔 건물과 한참이나 떨어진 입구에서 드나드는 사람이나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고 호텔 관련 예약사항이 없는 경우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호텔 고객에게 평균 이상의 안락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초호화 호텔이 어쩔 수 없이 취해야 하는 제한이겠지만 1박에 100만원 가까이 하는 겁나게 비싼 숙박료를 지불할 배짱이 없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에게 이것은 너무나 가혹한 것!


하지만 나처럼 가난한 서민 여행자에게도 이 엄청난 호텔을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바로 골드카푸치노!!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로 입성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인 것과 동시에 가장 사치스러운 커피를 마셔볼 수 있는 기회!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에서 금가루 뿌려진 커피를 마시겠노라 예약을 하면, 저 콧대높은 호텔에 당당히 들어설 수 있다.


커피 한 잔 마시는데도 예약이 필요하다는 게 어찌 보면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그 만큼 이 호텔의 인기와 특별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르 카페 (Le Cafe)


골드카푸치노는 에미레이트 호텔 르카페(Le Cafe)에서 마실 수 있다. 르 카페는 에미레이트 호텔 1층에 있는데, 정문으로 들어서서 넓은 플로어를 그대로 곧장 직선으로 걸어 들어가면 정면과는 반대 방향인 해변 쪽으로 난 창이 보이는데, 이 창 앞 쪽에 둥글게 테이블이 놓여진 공간이 르 카페다.


워낙 넓어서 꽤 걸어들어가야 하지만, 절대로 지루하지는 않다. 호텔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묵직하게 번쩍이는 금빛에 눈이 휘둥그레 지면서 천정과 기둥과 벽들을 감탄하며 걷게 되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호텔 내부의 인테리어에서 눈에 보이는 모든 금빛들은 전부 24k다. 도금이 아닌 진짜 순금가루를 발라 마감한 호텔이라니!!

사치도 사치도 이런 사치가 있을까?


르 카페 역시 천정과 기둥이 온통 순금으로 블링블링하다.

나와 비슷한 일반 서민 여행자라면 누구라도 눈이 휘둥그레 질만한 이런 공간에서 금가루가 뿌려진 커피를 마시는 그 잠깐의 시간은 나에게 주는 선물이 될 수 있겠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며 서빙을 하는 직원에게 예약을 했다고 하니 'reservation'이라는 펫말이 놓여진 테이블로 안내를 한다. 자리에 앉아 주변을 좀 더 찬찬히 눈으로 훑으며 감상을 한다. 온통 금! 황금! 금빛! 

젠장... 금이 너무 흔해서 귀한 줄도 모르겠다.

오히려 섬세하게 빛나는 크리스탈 조명과 반질한 대리석 바닥에서 격조가 더해지는 느낌이다. 뭐 그것도 실은 엄청나게 비싼 것들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카푸치노 금커피(Gold Cappuccino)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의 금커피는 카푸치노다.

풍부하고 부드러운 크림 위에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 로고가 그려져 있고 그 위에 반짝이는 23k 금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다. 커피를 마실 때 입술이 닿는 부분에 금가루가 뿌려져 있어서 첫모금을 마신 후에는 달라붙은 금가루 덕분에 입술 주변이 갑자기 부티를 뿜는다. 황금 머금은 입술을 가져보는 몇 초의 시간은 즐겁고 유쾌하다.


골드 카푸치노를 주문하면 커피와 데이츠(대추 야자)와 마카롱이나 초콜렛 같은 간단한 다과가 같이 서브 되고, 입 속에 남는 진한 맛을 헹구어 줄  맑은 물도 함께 내어준다.


내가 예약한 것은 골드 카푸치노와 역시나 금가루가 뿌려진 조각 케이크 한조각이 세트로 구성된 것이었다.

사실 맛으로 치자면 커피는 일반적이었고, 오히려 이 초콜렛 케이크가 정말로 맛이 좋았다. 깊고 부드럽고 달콤하면서도 쌉쓰레한 진짜 진한 초콜렛 맛이 입 안에 한가득이었다.


사실 금에는 맛이 없다. 맛이 좋지 않다는 뜻이 아닌,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없음'

잠시나마 '럭셔리'의 세상에 나를 참여시키고 싶은 기대가 만들어낸 메뉴가 아마도 골드 카푸치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식품이 아닌 광물에서 '맛'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에러다.

하지만 금 혹은 은은 몸 안에 박아두는 금침이나 은침 등으로 오래전부터 인체 치료에도 사용했을 만큼 부작용이 없는 유익한 광물이었음은 틀림없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르 카페에서는 골드 카푸치노 외에도 금가루와 은가루를 뿌린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등 다양한 종류의 골드 디저트들이 있다. 이 호텔에서는 이렇게 식료품에 사용되는 금만 연간 5톤 정도를 사용한다고 하니 그 수요가 어마어마함을 알 수 있다. 사람들에게 황금은 역시나 달콤한 유혹이다.



금커피보다 에미레이트 팔레스 



글의 앞머리에서도 밝혔듯이 여행자에게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에서 마시는 금커피는 그것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호텔 자체가 아부다비를 대표하는 관광코스인 만큼, 이 곳을 방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저렴한 방법으로 금커피 예약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나 역시도 그랬다. 그리고 나에게 그 선택은 옳았다.

세상 어디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어쩌면 (공공 장소로는) 전세계에 유일하게 존재할지도 모르는 이런 곳을 방문해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 모두가 꽤나 강렬한 기억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에서 금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절대 커피 한 잔 마신 후에 곧바로 이 곳을 떠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호텔 내부 뿐 아니라 뒤쪽의 해변과 건물 정면의 분수대까지도 모두 걸어보고 느껴보기를 꼭 권한다.

넓은 호텔 부지 덕분에 어쩌면 다리가 조금 아플지도 모르지만, 세계 유일의 황금 궁전같은 이 호텔은 그만한 수고쯤 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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