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탁월한 선택이다.
두바이 헬기투어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사실 헬기투어는 적지 않은 투어 비용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할지 말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게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내가 언제 두바이라는 도시를 하늘에서 온전히 굽어볼 기회가 있겠어!! 라며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결코 후회 따위는 할 일 절대 없으리란 걸 나는 이제 호언장담 한다.
헬기투어는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한다.
날짜 뿐 아니라 시간도 지정을 해야하는데 한정된 헬기와 좌석 때문이다.
호텔 픽업과 드롭의 포함 여부를 선택할 수도 있는데, 물론 포함하는 것이 조금 더 비싸다.
그렇긴 해도 픽업&드롭을 포함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포함해서 예약을 한다.
나 또한 픽업 포함을 선택했고, 시간에 맞춰 호텔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나를 데려갈 드라이버가 말을 건다. "Helicopter tour?"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내심 약간의 걱정을 하며 픽업을 기다리던 것이 허무할 정도로 간단한 그의 한마디에 일정은 술술 풀린다.
헬기투어가 진행되는 장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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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두바이 폴리스 아카데미(Dubai Police Academy)"!!!
두바이 경찰 학교다!!!
멀리서 보기에 뭔가 꽤나 삼엄하고 엄격한 경계 태세가 느껴져서 살짝쿵 긴장을 하게 되었던 것과는 달리 수더분한 인상의 아저씨가 헬기투어 하러 왔냐고 먼저 묻고는 친절하게 웃음까지 띄며 들여보낸다.
간판과 지금 이 상황이 내 머릿 속에서 매치가 되지 않아 뭔가 조금 어색했지만... 이내 안심이 되어 내 얼굴에도 웃음기가 살아난다.
실내로 들어가 데스크에서 여권으로 예약자 확인을 한다.
예약 바우처를 모바일로 다운받아 가긴 했지만, 여권으로 모든 확인 완료!
사전 예약할 때 여권 사본을 첨부해서 보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입력해 둔 듯 하다. 때문에 헬기투어 할 때 여권은 필히 지참해야 한다. 여권 확인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예약을 했더라도 투어는 할 수가 없다.
11시로 투어로 시간 예약을 하면 투어 장소 도착시간은 10시로 지정되어 바우처가 발행된다. 사전 교육과 준비과정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데스크에서 예약 확인을 하고 의자에 앉아 대기를 하고 있으면 조금 후에 직원이 와서 데스크 옆 작은 방으로 데리고 가는데 이 방에서 안전교육을 한다.
사실 안전교육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매우 일반적이고 상식적이다. 방 안의 모니터로 보여지는 내용은 영어를 알지 못해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정도다. 안전벨트를 메는 방법, 셀카봉은 소지할 수 없다는 점, 비상 시 구명조끼 사용법 등등...
안전교육을 받고 나면 저울에 올라가 몸무게를 잰다. 몸무게도 사전 예약할 때 미리 전달하는 정보인데... 굳이.. 한번 더 잰다. (ㅠㅠ)
그리고 나서 또 다시 대기를 하는데, 이 때에는 목에 패찰 같은 걸 걸어준다. 순서가 가까워진 고객들에게 나눠주는 일종의 순번표 같은 것인데, 이걸 걸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것을 보면 대략 저 사람이 나랑 같은 헬기를 탈 사람인지 아닌지 가늠이 된다. 내 패찰에 쓰인 알파벳은 A, 그리고 이것과 같은 패찰을 걸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면 그 사람은 나와 두바이 하늘을 함께 날게 될 날개 동기가 될 확률이 99.99%
순서가 가까워오면 직원이 날개 동기(?)들끼리 줄을 세운다. 줄은 직원이 지정하는 순서대로 서야 하고, 이것은 곧 헬기에 탑승하는 자리 순서다. 자리는 내 맘대로 지정할 수가 없다. 이들이 몸무게를 바탕으로 좌우 균형을 맞춰서 태우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조종사 옆 앞자리를 선호하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점.
줄을 선 후에는 간단한(형식적인) 보안 검색을 하고, 구명조끼를 몸에 채워주고 드디어 밖으로 나간다.
작은 카메라나 핸드폰을 제외한 소지품은 가지고 탈 수 없기 때문에 들고 온 짐이 있는 경우에는 헬기를 탑승하기 전에 탑승장 옆의 사물함에 물건을 넣어두어야 한다. 사물함 열쇠는 잃어버리지 않게 잘 보관하고, 사물함 번호도 잊지 않도록 주의할 것!
헬기 이착륙 장소로 나가니 심장이 마구 방망이질을 한다. 비교적 덤덤했던 마음에 설렘이 폭발하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시간을 기다리니 왼쪽에서 헬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를 태우러 오는 헬리콥터가 무척 늠름하게 보인다.
나는 앞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다행히도 창가에 앉을 수 있었다. 안전벨트를 메고 헤드셋을 끼니 무척 그럴싸한 느낌이다. 조종사가 자기 소개를 하는 목소리도 헤드셋을 통해 들려온다. 꽤나 근사하다.
나를 태운 헬리콥터가 서서히 떠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땅과 점점 멀어지면서 두바이 시내가 한꺼번에 육안으로 담겨오기 시작한다. 내가 두바이 하늘에 있다!
산이 없는 두바이의 평평한 모습이 내 앞에 가득하다.
야자수 모양의 인공 섬, 더 팜 주메이라의 전체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지고 그 끝에 우뚝 솟은 화려한 호텔 아틀란티스 더 팜의 모습도 선명하다. 주메이라 비치의 랜드마크인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도 너무나 또렷하다. 두바이 다운타운 쪽에 삐죽이 솟아있는 버즈 칼리파 빌딩과 아직 완성하지 못한 세계 지도 모양의 인공 섬 The Wolrd(세계섬)까지...
저런 땅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경탄하고 신비로워하는 이 순간, 헤드셋을 통해 간간히 들려오는 조종사의 간단한 설명들조차 풍경의 배경음악처럼 느껴지고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음까지도 음악소리처럼 잔잔하게 느껴지며 일순간 창밖의 두바이에 몰입을 하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라 일컬어지는 두바이가 내 발아래에서 한 손에 잡힐 듯 보여지는 이 순간이 과연 진짜인지... 잠시 현실감이 상실된 듯도 하다.
마냥 신기해 하다 어느 순간 멍해져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헬기가 금새 바닥에 착륙을 한다.
그저 아쉽다.
헬기에서 내려서도 아쉬움에 그 곁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다.
사막 위에 오로지 인간의 힘으로 세운 신기루 같은 도시 두바이는 그 자체로 비현실적인 도시이며, 하늘의 높이에서 하늘의 시선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시간은 더 없이 비현실적인 경험이다.
짧은 비행이었지만, 두바이 여행을 통틀어 가장 임팩트 있는 기억을 선물해 준 것이 헬기투어임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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