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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나트립 Feb 20. 2019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모스크 밤의 신비를 보다

셰이크 자이드 모스크를 다시 찾았다.

지난 4월, 이 곳을 처음 찾았을 때엔 밀려드는 인파 속에서 이 엄숙하고도 화려한 공간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느낌이 남았었다. 그렇게 이 곳에 대한 다소간의 갈증이 있던 터에 아부다비를 다시 방문하게 되었으니 또 한 번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로 향하는 발길은 당연했다.


다만, 지난 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해가 진 이후의 '야간 방문'이었다.

뜨거운 햇빛을 그대로 맞는 한낮의 모습을 보았으니 은은한 조명과 달빛에 비친 모스크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밤 10시까지 개방을 한다. 해가 지고 난 이후의 시간에도 여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10개월

겨우 10개월인데... 그 사이 참 많이 변했다. 

모스크 자체가 바뀔 리는 없지만, 그 주변과 입장 방법이 정말이지 확!! 변모했다.

셰이드 자이크 모스크를 중심에 두고 사방으로 조금 떨어진 지점에 전에 없던 둥그런 돔이 하나씩 보인다. 이 돔이 모스크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인 셈이다.

전에는 모스크 바로 앞에서 복장만 체크하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현재는 모스크 주변이 좀 더 성역화 됨과 동시에 입장을 위한 절차가 체계화 된 느낌이다.


돔 안으로 들어서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을 내려가면 화이트 톤의 환하고 넓은 플로어가 나타난다.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내려온 방향 그대로 오른쪽에 입장권 자동발매기가 여러 대 설치되어 있고 여기에서 입장권을 발급 받아야 모스크 입장이 허락된다. 이런 입장권 발급도 전에는 없는 시스템이다.

입장권이라고는 하지만 비용은 들지 않는다. 국적, 성별, 연령, 여행자인지 현지주민인지 여부 등을 선택하여 입력하기만 하면 티켓이 나온다.


티켓을 들고 플로어의 반대편에 있는 검색대로 가서 티켓과 복장 검사를 통과하면 끝!

아랍 국가의 모스크 입장 시 (특히 여성의) 복장검사는 꽤나 까다로운 편이지만 이 곳에서는 규정에 맞지 않는 복장을 한 사람에게 역시 무료로 아바야를 대여해 주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입장 고객이 한꺼번에 많이 몰리는 경우 준비 된 옷이 모자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대여 복장이 다시 반납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으므로 되도록이면 규정에 맞는 차림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색대를 지나서도 한참을 더 걸어야 모스크로 오를 수 있다. 첫 입구인 돔이 있는 곳에서 모스크 내부까지 지하도를 만든 것인데, 그렇게 때문에 그 길이가 상당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 눈 앞에 그랜드 모스크의 모습이 떡!!! 하니 나타난다. 마치 신기루처럼~

까만 밤하늘을 배경으로 조명을 받은 모스크의 하얀색 벽이 두드러진다. 낮시간에 이 곳을 찾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또렷함이다.

그랜드 모스크 건물 바깥쪽 벽은 여러 개의 아치형 기둥이 떠 받치고 있는 회랑이다. 회랑의 바깥 쪽은 연못처럼 물을 가두어서 잔잔한 수면에 모스크의 그림자가 깨끗하게 비친다. 이 반영 또한 햇빛이 강하게 내리 쬐는 낮시간의 방문에서는 만나기 힘들다. 해가 진 이후의 시간에만 허락하는 그랜드 모스크의 또 다른 얼굴인 셈이다.

조명을 받아 환한 회랑 내부의 모습이 그대로 비치는 수면과 회랑 안쪽의 모스크 내부의 모습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모스크의 정면, 건물 내부로 들어서는 메인 입구 앞에는 키 작은 분수들이 기분 좋은 물소리를 내고 있고, 하얀색 건물의 외벽과 밖으로 흘러나온 금빛 톤의 내부 조명이 어우려져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스크 정면 입구는 아치형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또 하나의 아치가 있고 그 건너에 있는 안쪽 기도실 건물의 돔이 푸르스름하게 보인다. 조명 덕분이지만 푸른 달빛을 머금은 듯한 느낌이 신비스럽고 아련하다.

아치 안쪽으로 한 걸음 더 들여보내면 지붕이 없어서 마치 광장처럼 보이는 넓은 옥외 마당(?)과 가장 안쪽에 자리한 기도실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큰 행사가 있을 때에 무슬림들이 기도처로 사용하는 것 같은 이 빈 공간도 모스크의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자재가 모두 대리석이다. 반질반질하고 차가운 대리석은 마치 잔잔한 물처럼... 선명하면서도 아련한 불빛의 반영을 보여준다. 

건물 면적이 워낙 넓고 4방 모서리에 세워진 기둥이 워낙 높다. 그러다 보니 모스크의 온전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일이 어지간한 카메라로는 어림도 없다. 저마다 눈 앞에 펼쳐진 장관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사람들 틈 속에서는 마땅한 각도를 찾아내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야외 마당을 둘러싼 회랑을 따라 걷다보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마련된 포인트가 몇 군데 더 있으므로 그 때마다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

그랜드 모스크의 회랑을 걷는 일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온통 눈처럼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회랑은 밝은 조명 덕분에 밤에도 낮처럼 환하다. 기둥에 꽃과 덩굴줄기 모양으로 새겨진 장식 또한 색을 띠는 천연대리석이다. 기둥 위쪽에 금빛 종려나무 잎모양 장식만이 순금으로 덧칠이 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스크의 이런 화려함에 대한 감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긴 회랑을 걷다보면 다양한 각도에서 모스크의 중심부를 감상할 수 있다. 마케도니아산 대리석 위로 흘러내리는 불빛과 치밀한 계산으로 세워진 듯한 열주들, 그리고 그 위로 솟아 있는 크고 작은 돔들의 행렬이 이 동네가 기하학의 산실이었음을 일깨운다.    


회랑의 끄트머리, 그러니까 주 기도실 앞에 도착하면 그랜드 모스크가 지닌 사치스러움의 극치와 만나게 된다.

하얀 대리석 벽면에 자연스럽게 장식된 나팔꽃 덩굴 무늬와 엄청난 양의 크리스탈과 보석들이 박힌 샹들리에!

그랜드 모스크의 샹들리에는 그 화려함 뿐 아니라 미학적으로도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샹들리에 제작에 사용된 보석 만큼은 상상을 초월하며 호화, 사치, 럭셔리... 이런 단어들이 자연스럽게 줄줄줄 머릿 곳에 떠오른다. 

주 기도실에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샹들리에가 무려 7개나 있고, 그 중에는 무게만 12톤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샹들리에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도 있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왕궁을 제외하면 가장 화려한 건물은 종교 관련 건물이다. 신의 가르침대로 따라 살며 욕심을 내려 놓으라고 가르치는 장소에서 만나는 이런 화려함은 짐짓 보는 이에게 아이러니를 안겨 주기도 한다.

셰이드 자이크 그랜드 모스크의 사치스러움 중 빼 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양탄자다. 이것은 말 그대로 페르시아 양탄자인데, 이 또한 그 크기가 세계 최대다. 칼리키(Ali Khaliqi)가 디자인한 것으로 5,600 제곱미터가 넘는다. 평으로 환산하면 1,700평이 넘는 크기다. 무게는 35톤에 달한다. 이 양탄자를 만드는 데에만 꼬박 2년이 넘게 걸렸다고 하니 이 엄청난 작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필요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화려한 이슬람 사원의 볼거리에 매료되어 감탄을 연발하다 밖으로 나와 보니 사원으로 들어설 때보다 더 높은 하늘에 보름달이 걸려 있다. 주변의 공기는 달빛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관광객들의 방문을 허락하느라 사원은 쉴 시간이 없어 보이지만, 덕분에 은은함과 신비스러움이 더해진 밤의 자태까지 볼 수 있기에 매일 밤 10시까지 오픈을 하는 이 곳의 운영시간이 매우 흡족하다.


꼭 한 번 어둠을 배경으로 서 있는 그랜드 모스크를 보겠노라 생각해오길 잘 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한 것은 정말정말 잘했다.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스크 드레스 코드



* 남성 : 소매 있는 상의 & 긴바지 착용 (반팔 상의 허용, 청바지 허용, 민소매 불가, 반바지 불가)


* 여성 : 손목을 덮는 상의 & 복숭아뼈를 덮는 하의 & 머리카락을 가릴 수 있는 스카프 착용

(청바지 허용, 반팔 상의 불가, 반바지 불가, 살이 비치는 망사, 니트 소재 착용 불가)




운영시간



* 평상시

토요일 - 목요일 : 오전 9시 - 오후 10시 

금요일 : 오후 16:30 - 밤 10시  (오전은 무슬림들의 예배시간) 


* 라마단 기간 (2018년 기준 5월16일 ~ 6월 13일)

토요일 -  목요일 : 오전 9시 - 오후 1시

금요일 :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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