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메모
한국의 사계절 중 산책하기 가장 좋은 계절로 나는 가을을 꼽는다.
산책이라는 단어와 조금은 거리가 있어 보이는 도시 서울에서 그럴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가볍게 걷기'를 할 수 있는 계절로서 단연 가을은 으뜸이다.
더구나 작년과 달리 올가을은 유난히 단풍빛깔도 곱고 가을이 길기도 하다.
나는 이런 좋은 때에 내가 단연코 사랑하는 길을 다녀와야 했다. 그러지 않고는 이 가을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낙산공원 성곽길' 내가 꼽는 서울의 가장 좋은 걷는 길이다.
남자들에게는 여자친구에게 센스있는 남자로 보이면서도 데이트비용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데이트코스로서도 손색이 없다.
가벼운 차림으로 손이라도 잡고 도란도란 거리며 걷는 연인들이 참으로 예쁘다.
해가 지고 난 저녁이면 성벽을 은은하게 비추는 조명과 가로등 불빛으로 한층 더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찾아가는 길은 여러코스가 있지만 내가 즐기는 코스는 혜화문쪽 진입로에서부터 올라가는 길이다.
4호선 혜화역 1번출구 쪽으로 나와 혜화동로타리에서 동성중학교와 혜화동성당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그대로 직진해서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금새 혜화문이 보인다. 올라가던 길 건너편이지만, 산책로는 지금 올라가는 길 쪽에서부터 시작이므로 굳이 길을 건널 필요는 없다.
기분좋은 마음과 앞으로 펼쳐질 멋진 풍경을 마음껏 즐기겠다는 욕심만 가득 채워서 올라가 보자.
길을 따라 뻗은 한양도성의 성곽은 든든하면서도 멋지다. 가을빛으로 물든 나뭇잎의 색상과 어우러져서 앤틱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솔솔 풍긴다. 고색창연하고 우아한 가을풍경이 마치 유럽의 한 곳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멋지게 구부러지는 길목마다 운치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 또한 짧지 않은 이 길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이다.
길은 중앙광장이 있는 지점에서 잠시 끊어졌다가 다시 동대문역까지 이어진다. 걷기를 특별히 즐기는 사람이라면 끝까지 가보는 것도 좋고,
끊어진 곳에서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타고 한성대입구역이나 동묘역 등등으로 이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조금 부지런한 사람은 가벼운 간식거리를 가지고 가서 성곽이 잠시 멈춘 곳에 있는 중앙광장에 앉아 오후의 티타임을 갖는 여유도 가져봄직 하다.
가을의 눈부신 햇살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
조금만 길을 나서면 가을이, 자연이, 그리고 역사가 만들어 준 귀한 아름다움이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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