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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울음뱅이 Jan 15. 2016

내 판타지를 시작할 시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연말에 갑자기 마음이 바빠져서 지난 1년을 정리하고 다음 1년을 준비하는 데 소홀했다. 새해가 밝고 나서야 부랴부랴 야심찬 목표를 하나 세웠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돌파하기. 그동안 책으로도 영화로도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던 건 판타지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당장 이번 달 월세를 입금해야 하고, 이번 주 마감을 끝내야 하는데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냐고 투덜거리며 거부했다. 대신 <살인의 추억>, <박하사탕>처럼 구질구질한 영화를 몇 번씩 다시 보면서. 그러나 머글이 뭔지, 헤르미온느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나뿐이라는 걸 깨닫고는 뒤늦게 만학도가 되어보기로 했다. 개봉한지 15년이 훌쩍 지난 후 드디어 보게 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대한 감상은 ‘재미’라기보다 ‘감동’이다. 친척들에게 이상한 놈이라고 구박만 받던 해리포터가 호그와트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본인의 특별함을 인정받는 순간, 올해 이 목표만은 꼭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당신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판타지 영화처럼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 순간이 언젠가는 찾아올 거라는 믿음을 건네받은 것 같아서. 그러니 어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고, <반지의 제왕>도 보고, <스타트렉>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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