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그 해
2017년 2월, 난 승무원을 그만두었고 그 해 4월, 조종사의 아내가 되었다.
10대 때의 막연한 꿈이었던 항공기 승무원이 되고 난 후 3년. 더 이상 가보고 싶은 곳도 없었고, 동경했던 유니폼도 평범한 일상이 되어있었다. 직업에서의 권태기가 3년 차, 6년 차, 9년 차의 주기로 온다는데 정말 3년 차 때쯤 매너리즘이 왔다. 일이 지겨웠고 지루했다. 나에게 물었다.
만약 네가 그만두고 난 뒤,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동기들을 볼 때 부럽지 않을 것 같니?
부러울 것 같았다. 내가 얼마나 입고 싶어 했던 유니폼이던가.
아, 나는 아직 이 일에 미련이 있구나. 아직 그만둘 때가 아니구나. 더 즐겁게 일했다. 손님들하고도, 같이 일했던 승무원들하고도 더 신나게 웃으며, 이야기 나누며 일했다.
그러기를 2년 더, 내가 5년 차가 되던 해, 더 이상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동기가 부럽지 않을 것 같은 때가 왔다.
그래 30대는 다르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