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장례식장 입구에서 생각했다.
'장례식장이 지상에 있었으면, 잘 보이는 곳에 간판을 크게 달았으면'하고.
대학병원의 구석진 부지, 지하층에 위치한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밤을 새워 눈물 흘린 탓에 눈이 부어있었다.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비는 동안에 '장례식장을 숨겨 짓지 않았다면 친구가 덜 슬프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음엔 경사로 보자' 애써 웃으며 인사하는 친구를 뒤로하고 복도를 걷는데 곡소리가 들려왔다. 곡이 당연한 곳이지만 그 무게 다름이 확연히 느껴졌다. 호기심을 못 이겨 명패를 힐끔 훔쳐보았고, 유난히 짙은 곡의 이유를 알게 됐다.
그날, 한 청년이 죽었다. 이름으로 짐작건대 미소가 아주 예쁜 아이였을 것이다. 젊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가 심장을 토할 듯 우는 소리를, 나는 들은 것이었다.
계단을 오르는 걸음을 빨리 했다. 지상에 도착하자 곡이 그쳤다. 들리지 않으니 그친 거라 믿었다. '숨겨 짓는 데는 이유가 있었구나. 새어나가선 안 되는 사연이, 쥐어 틀어막아야 할 슬픔이, 목 놓아 울어도 받아들일 수 없는 죽음이 오늘도 있었구나' 생각하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보냈으나 보내지 못한 사람 생각에 한숨 쉬면서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