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데

by 양영석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생김에 완벽한 대칭은 없다고들 하지만, 난 유독 하관이 비뚤어진 것에 콤플렉스가 있다. 때문에 누가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면 사양하고, 좋은 곳을 여행해도 셀피를 찍지 않는다.


당연히 메신저 프로필에 내 얼굴이 걸리는 일도 드물었다. 지난 프로필을 살펴보면 감명 깊게 본 영화의 한 장면이나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을 필사한 것 따위가 주다.


그런데 최근에 누군가 내 사진을, 그것도 얼굴이 정면으로 박힌 사진을 보내왔다. 취재 현장에서 사진작가가 카메라 테스트 삼아 촬영한 것이었다.

그날의 주인공은 어느 광역단체 의원이었지만 그는 굳이 내 사진을 따로 다듬어 보내주었다.

초점을 맞춰 셔터버튼을 누르고, 또 찍은 사진 중 몇 장을 선별했을 수고가 고마웠지만 사진 속 내 모습은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사진 괜찮아요? 제가 턱이 좀 비뚤어졌는데, 어색하지 않아요?"

내가 물었고 그는 답했다. 늘 보던 모습이라 어색하지 않다고, 턱이 약간 비뚤어진 걸 알고 있고 보정할 수도 있지만 그럼 이 사진은 더 이상 당신이 아니게 되기에 그냥 두었다고.


"그렇군요."

수긍하면서도 사진은 휴대폰 갤러리에 저장만 되어 있었는데, 며칠 후 문득 얼굴을 프로필에 내걸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등 떠밀려하던 공무원 시험공부를 그만두기로 결정했기 때문인지, 이별 이후의 뒤늦은 심란함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최근에 본 죽음에 관한 다큐멘터리 때문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불현듯 내가 낸데, 이게 낸데. 하는 식의 부산 억양 잔뜩 묻은 배짱이 가슴 한편에 피어올랐달까.


사진을 찍고 다듬어준 작가의 수고에 다시금 감사하며 사진 속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남미녀의 얼굴은 좌우가 대칭이라고 하니, 객관적 기준에 비추어 내 얼굴은 못난 축에 속하는 게 분명하다. 빈말로도 잘생겼다고 할 수 없는 얼굴이다. 하지만 이렇게 마주하고 보니 부러 가릴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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