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줍던 할머니

by 샤론의 꽃


여기가 어디인지, 자기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는 할머니 한 분이 항상 휠체어에 앉아있다. 휠체어를 타면 마음이 편해 보이는 할머니였다. 가끔 여동생이 간식거리를 사 오면 동생 얼굴은 알아보는지 좋아했다. 가족이 있을 것 같은데 자녀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자녀들이 없냐고 묻자. 차라리 자녀들이 없다면 무의탁노인으로 정부의 생활보호 대상자 혜택이라도 받겠지만 어엿이 부양의무가 있는 자녀들이 있기에 그러지도 못한다고 동생이 말을 이었다. 남편 없이 고생하고 살아온 과거는 자기의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성인이 된 삼남매는 무위도식하고 어머니가 일해서 조금씩 모아둔 돈을 빼앗아 쓰기 바빳다. 할머니는 늙으면 부양해줄 사람이 없기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시장통에서 폐지를 주워 모은 돈을 차근차근 저금했다. 폐지 주어봐야 얼마 되지 않은 돈이지만 늙어 활동 못 하고 요양원에 가게되면 요양비 할 돈이라며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여동생 손에 맡겼다. 이제는 동생에게 맡긴 돈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걸을 수도 없는 할머니는 오직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다. 여동생은 자기도 답답하다며 맡겨 둔 돈이 거의 떨어졌는데, 어머니가 요양시설에 있는데도 얼굴 한번 내밀지 않은 조카들은 아예 마음속에서 지워진 듯 하다. 언니가 자녀들을 놔두고 동생한테 돈을 맡길 정도라면 그들의 정신세계가 어떻다는 걸 알만 하잖냐며 말을 마친다. 동생 손에 들린 바나나를 받아 맛있게 드시는 할머니는 세상 걱정에서 이미 떠나있다. 오늘 하루 휠체어 위에서 동생 얼굴 보면서 동생이 사온 간식 먹는 이 순간이 행복할 뿐이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여러 사연이 있지만 할머니처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자녀들의 보호 속에 있다는 것도 어쩌면 행복한 삶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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