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으로 간 계란장사 할머니

by 샤론의 꽃


아침 8시쯤 되면 항상 가늘고 낭창한 고음의 소프라노 목소리로 “계란 사세요.”를 외치는 할머니가 있었다. 아파트 뒷길을 돌아서면서 외치는 소리는 그 시간이 되면 정확하게 들리던 목소리였다. 리어카로 계란행상을 하는 할머니였다. 비 오는 날만 빼고는 할머니의 고음의 목소리는 하루도 빼지 않고 들렸다. 아침 바쁜 시간이라 한 번도 할머니의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대단한 정신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이사 오던 다음 날 아침부터 15년간을 매일 할머니의 계란 사라는 외침은 계속되었다. 내가 이사 오기 전부터 계란행상을 했으니까 정확하게 얼마 동안 계란 행상을 했는지 모르지만 꽤 오랜 기간 동안 했던 것 같다. 어느 날부터 할머니의 계란 사라는 외침이 들리지 않았다. 한 번도 본적은 없지만 나타나지 않은 할머니가 아픈가 궁금했다. 아래층에 사는 이에게 물었다. 계란파는 할머니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갔는지 요즘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할머니 요양원에 들어가셨데요.”

“가정형편이 안 좋았나 보죠? 요양원에 들어가시기 직전까지 계란 행상으로 사셨나 봐요.”

“할머니가 모아둔 돈도 꽤 많은데도 일손을 놓지 않고 계란 팔러 다녔나 봐요. 계란 행상 그만두기 직전에 본인이 생활할 요양원 정해놓고 요양원으로 가셨대요.”

놀고먹고 살 수 없다는 정신력이 추위가 와도,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계란 리어카를 끌고 골목길을 누비던 할머니였다. 자신이 마련해둔 돈으로 요양하기 위해 골목길을 누볐다는 생각에 한 번도 할머니 계란을 팔아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침만 되면 계란사라고 외치던 할머니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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