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인사도 없이

by 샤론의 꽃


빈 침대를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날 퇴근할 때까지 누워있던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비록 허리는 기역자로 굽어있어도 혼자 화장실 다니며 누구 도움 없이 거실 식탁에 식사하러 다닐 정도로 건강하던 할머니였다. 침대 주변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주인의 부재를 알리고 있다. 전날 저녁 식사를 거부하기에 어디 불편하냐고 물어도 한사코 고개만 저을 뿐 아무 말 없던 할머니는 아무런 미련 없이 삶을 종식하고 제 갈 길로 떠나버렸다. 구석 한쪽에 그녀가 남긴 옷상자가 놓여있다. 유가족이 찾으러 오면 곧바로 건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 누워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어딘가 힘없고 입술은 약간 청색증이 보였다. 곧바로 가족에게 연락해서 병원으로 모셨지만 별다른 이상 없다는 의사의 소견에 보호자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았다.

요양원은 인생의 종착역인가, 아니면 죽음의 대기소인가. 어느 날 갑자기 떠난 어르신이 있는가 하면 집에서 혼자 생활하다가 요양원이라는 공동체 생활에 들어오면서 자녀에 대한 원망과 지나온 자기 삶에 대한 회한으로 괴로워하는 어르신들도 있다. 돌아가신 할머니도 요양원 생활을 힘들어하다가 겨우 정서적 안정을 찾았다. 죽음을 예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뜻밖의 소식에 가족들은 황당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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