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한달 전부터 멈춰버린 알람시계에 이어
시위하듯 벽시계마저 굶주림에 노동을 중단한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일찌감치 멎어버린 알람시계의 심장 하나를 꺼내
벽시계의 심장에 박아준다
벽시계가 가는 거야 정상이다만
이거, 이상하다
심장 하나 뺏앗긴 알람시계가 장렬한 죽음을 알리는 것처럼
간다, 있는 힘을 다해 간다
마치, 가져간 심장을 내놓으라는 것만 같다
심장 두 개를 갖고도 멈춰 있던 알람시계이건만
하나를 주고나니 죽어서도 허전함은 지울 수 없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