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저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제가 남 앞에 서는 일은 그동안
글쓰기를 전수하거나 작법에 관한 강의가 일반적이었어요.
하지만 어제는 지금껏 누구에게도 들려주지 않았던
제 자신이 어떻게 작가의 길로 접어들었는지,
작가라는 직업을 어떻게 영위해 왔는지,
작가들의 아니 제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는 시간을
학생들에게 들려주면서 함께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니
내 삶이 이야기가 학생들에게 활용되는
그 무엇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게는 특별할 것도 없는 제 자신의, 어쩌면 부끄러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흥미진진한 또 다른 이야기로 비칠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만큼 학생들에 비하면 굴곡이 좀 많은 인생이었다고나 할까요. ^^;;
당연한 거겠죠. 그들은 아직 살아갈 날이 많고
내겐 살아온 날이 더 많으니까.........
아무튼 저 역시 가끔, 아니 종종, 작가의 작품을 읽기보다
작가의 책에 나와 있는 작가의 인생 궤적이 적힌 소개에 빠져들 때가 많습니다.
그 작가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작가의 삶이 나를 사로잡고
그 작의 삶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작가도 다른 평범한 이들과 다를 것 없는 험난한 삶의 궤적 속에 있습니다.
다르다면 그것은 글을 쓰는 행위로써
인간의 오욕칠정을 스스로 다스리며 살아간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시간들을 지나왔고
어쩌면 앞으로도 수많은 날들을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제 삶이 누군가의 또 다른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다면 그 역시 좋은 일일 겁니다.
강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생각은 부쩍 많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