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안에 담긴 일처럼~~~
“엄마, 나랑 여행 한번 갈까?”
“싫어.”
“왜?”
“콩도 털어야 하고, 고추도 따야 하고, 고구마도 캐야 하고 할 일이 많아.”
“농사짓는 것 말고 엄마가 하고 싶은 다른 건 없어?”
“이따가 성당 반모임에 가야지.”
“그거 다 끝나면 갈까?”
“고구마 캔 거 손질해서 박스 작업해야지. 그러고 나면 또 고추 따고 남아있는 고구마 또 캐고…….”
이쯤 되면 엄마와 한번 놀아보겠다고 생각한 내 자신이 염치없어집니다.
농한기인 겨울이 되어도 엄마는 또 추운데 어딜 가, 그럴 것이 분명합니다.
“일 년 삼백육십오일을 하는 일인데 하루쯤 쉬어도 되잖아?”
“엄마 귀찮게 하지 말고, 너도 니 일 해. 오늘은 글 안 써?”
농사일에 서툴기도 하고 해도 해도 끝없는 밭일에 관심이 없는 내게 엄마는 야단합니다.
엄마의 말이 맞습니다.
내게도 해야 될 일이 있습니다.
엄마의 농사일처럼 내가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
지금 당장 엄마처럼 내가 해야 되는 일.
당장 수술을 받아야 된다는 의사의 말에도
가을걷이가 끝나고 나서,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농사를 짓는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당신 자신이 아니면 할 사람이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하게 된 일이든
마지못해 하고 있는 일이든
습관처럼 익숙해진 일이든
지금 당장 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버킷리스트에 담긴 일인 양,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인 양
설레고 두근대는 마음으로 해야만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