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처 몰랐을까요?
전화벨이 울립니다.
누구냐고 확인하지 않아도 익히 알고 있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그 녀석이 지 아버지더러 '더 사실려구요?' 이러지 않겠니
그만 살고 가란 거야, 뭐야?
이제 살만한데...
내 손으로 농사지어 자식들 입에 먹을 거 보내주고
일년에 몇 번 얼굴보고
이제는 살만한데...
"
아들의 빈말에 노여움 들어선 당신은
서운함을 그렇게 내게 부려놓았습니다.
"
오늘은 뭘 어떻게 해서 끼니를 때우나 막막했던
힘들던 시절이 이제 다 지나갔는데...
내 힘으로 하루 세끼 걱정없이 살고 있는데
자식들 다 컸고 이제 살만한데...
검은 머리 허옇게 변하고 구부정한 몸짓이 되었지만
이제야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겠는데...
"
인생의 숙제를 끝낸 지금이
당신 삶의 여유로움인 것을 왜 미처 몰랐을까요.
끼니의 걱정도 생의 욕심도 없는 지금이
당신 삶의 오롯한 행복인 것을 왜 미처 몰랐을까요.